"미국, 한국 재고까지 뒤져 이스라엘 무기지원 확대"
블룸버그,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 명의 무기 요청 목록 보도
"아파치 헬기용 헬파이어 미사일, 155㎜ 포탄 등 공급"
"이스라엘, 미군에 없는 드론도 지원 요청"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조용히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민간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도 특히 한국 등에 있는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물량까지 활용해서 이스라엘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그간 알려진 아이언돔 방공 미사일 체계, 보잉사 스마트 폭탄 외에도 미사일, 포탄부터 최신 군용차량까지 다양한 무기를 이스라엘에 공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말 작성돼 미 국방부 내에서 회람 중인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 명의의 무기 요청 목록을 확인한 결과 10월 말 기준으로 아파치(AH-64) 헬기용 30㎜ 기관포 탄약 3만6천발, M141 로켓발사기용 로켓 1천800발, 야간투시경 최소한 3천500대가 이스라엘에 이미 인도됐다.
특히 이스라엘은 아파치 헬기용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2천발을 요청했는데, 미군은 독일과 한국에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 재고까지 뒤져서 일부 수량을 이스라엘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아이언 돔 체계용 미사일과 의료 지원 장비 외에도 정밀유도병기, 소구경 폭탄, 155㎜ 포탄 등을 신속히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자체 방어할 수단을 확실히 갖추게 하기 위해 자체 재고부터 미국 산업계 등 몇 가지 길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요청한 무기 물량은 155㎜ 고폭탄 포탄 5만7천발 이상, M4A1 소총 2만정, PVS-14 야간투시경 5천개, M141 로켓 3천발, 120㎜ 박격포 400문, 미군의 최신 차량인 합동경량전술차량(JLTV) 75대 등이다.
특히 이 중 155㎜ 포탄 5만7천발은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포탄을 보충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미군 유럽사령부로 보냈던 물량을 다시 이스라엘로 돌려보내는 중이라고 의회 보좌관과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또한 대(對)기갑용 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무인기(드론) 200기도 요구했는데, 이 드론은 미군에도 현재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한 아이언 돔 체계에 쓰이는 타미르 요격미사일 312대를 이스라엘에 제공했으며, 아이언 돔 2개 포대를 해상으로 이스라엘에 실어 나르는 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무기 공급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대량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가자지구 공격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고 국제 비정부기구(NGO) 등은 비판하고 있다.
30여개 국제 구호단체들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에 무기, 특히 155㎜ 포탄을 공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155㎜ 포탄이 표적을 약 25m 벗어나는 경우가 잦을 정도로 오차반경이 크고 유도 기능이 없다면서 "세계 최고의 인구 밀집 지역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서 155㎜ 포탄은 당연히 무분별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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