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정상회담 목전 美석학 앞세워 '협력' 메시지 적극 발신
제프리 삭스 "효과없는 對中 기술 제한 재고해야", 조지프 나이 "미중 협력으로 양국 이익"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1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저명 학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미중 협력' 메시지를 적극 발신해 눈길을 끈다.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유명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화상 인터뷰 기사를 '협력 외에는 미국과 중국이 함께 성공할 다른 길은 없다'는 제목을 달아 게재했다.
삭스 교수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전 세계의 경제적 공존 등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학자다. 거시경제 전문가로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자문관을 지내기도 했다.
삭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나는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협력 호혜의 3원칙으로 미중 관계를 처리하는 것을 매우 지지한다"며 "미중의 호혜 협력을 추진해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은 의심할 바 없이 정확하고,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와 디지털 기술 발전을 제한하려 시도해왔으나 이런 방식이 결코 효과가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고, 중국은 이미 선진적인 칩 개발을 가속했다고 지적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접근은 원칙상 오류이니, 대(對)중국 기술 제한을 재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아울러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앞세워 내놓은 조치들은 근본적으로 안전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세상을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삭스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국제 문제 대응이 이미 '과부하' 상태에 놓였다는 점도 미중 협력의 근거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과도하게 서슬 퍼런 대중국 언행이 사태를 통제 불능·위험에 빠뜨리기 쉽게 했다는 점을 이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또 '지구는 중미 각자의 발전과 공동 번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제하의 논평에서는 "미중 관계의 경쟁적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협력적 측면을 경시하는 것은 해로운 일"이라는 미국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언급도 소개했다.
나이 교수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국가의 물리적인 '하드 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인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창안한 인물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에도 외교정책위원과 국방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등 미국 외교안보 영역에 영향력이 있는 석학으로 꼽힌다.
신화통신은 나이 교수가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미중은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고, 협력해야만 하며, 이를 통해 양국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협력을 보여준다면, 워싱턴과 베이징의 (서로를 향한) '관념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대목을 다시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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