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네덜란드에 "국제무역규칙 준수" 압박
왕이,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통화 "산업망·공급망 안정 유지하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반도체 장비 대중국 수출 통제에 나선 네덜란드에 '국제 무역규칙 준수'를 강조하며 압박에 나섰다.
9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브라윈스 슬롯 네덜란드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네덜란드가 독립·자주 정신과 자유·개방 전통을 견지하고, 국제 무역규칙을 준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네덜란드가 경제무역·과학기술·창조혁신 등 각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가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선적할 때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조치를 9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가 올해 연말까지 유예했다.
왕 부장은 이번 통화에서 "중국은 네덜란드의 대중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이 개방적·실무적인 전면적 협력 동반자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양국 관계가 계속 안정적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슬롯 장관은 양국 무역 관계는 굳건하고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동반자라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중국과 유럽 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왕 부장은 "중국과 유럽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이해 충돌이 없고, 공동 인식이 의견 차이보다 훨씬 크다"며 "중국과 유럽 관계는 제3자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되고, 제3자의 방해를 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발표된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1.3% 감소했지만,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은 29.5% 증가했다며 중국이 수출 통제가 시작되기 전에 반도체 장비를 대거 사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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