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행성 탐사 전성시대"…한국도 뛰어들 수 있을까
제3회 과학기자협회-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포럼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지난달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45억살 소행성 '베누'에 생명체에 필수적인 물과 탄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를 증명한 결정적 샘플을 지구로 직접 가져온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는 현재 다음 임무인 소행성 '아포피스'를 향해 날고 있다.
2029년 지구에 3만2천km까지 가까워질 예정인 이 소행성을 탐사해 소행성이 가진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푸는 게 목표다.
한국도 아포피스를 탐사한다는 계획을 2021년 발표했지만, 관련 사업이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됐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13일 금속 성분으로 이뤄진 소행성 '사이키(프시케)'를 탐사할 우주선을 발사했고, 일본도 내년 소행성 '파에톤'을 근접 비행할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를 보낼 예정이다.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인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일 열린 '제3회 한국과학기자협회-YKAST 포럼'에서 전 세계 소행성 탐사 현황을 소개하며 "지금은 소행성 탐사 전성시대고,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말했다.
소행성은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온 잔해들이 일부 뭉쳐 만들어진 천체다.
태양계에는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많이 존재하는데 태양계 초기 형성과정에서 만들어진 후 변화를 겪지 않아 이 시기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엔 소행성의 다양한 희귀 금속을 채굴하거나 지구접근 소행성을 피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연구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실제로 소행성의 금속을 채굴하는 걸 목표로 한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고, 우주산업 강소국으로 꼽히는 룩셈부르크도 소행성 채굴을 국가 주요 사업으로 설정했다.
NASA는 인류 최초로 소행성 궤도를 변경하는 '다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서 지구방위의 개념을 확장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 올해 3월 마련된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서 소행성 탐사 준비만 계획으로 담았을 뿐 실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한국은 천문연 주도로 2027년 칠레 CTIO 천문대에 지구위협소행성 광학 감시시스템이라는 구경 1.5m 소행성 탐사 전용 망원경을 운영해 140m급 소행성을 조기 발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소행성 탐사의 주목표는 과학이지만 미래 자원과 행성 방어 차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호성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날 한국형 우주망원경 개발과 현황을 소개하며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새 우주망원경을 개발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한국형 우주망원경이 어떤 관측을 하면 좋을지, 어떤 파장대 기기가 필요할지 등을 의견 수렴하고 있다"며 "기획연구가 진행 중으로 어떤 게 가장 필요할지 따져가며 준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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