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관절 치환술 후 반코마이신, 염증 차단 효과 없어"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인구가 노령화됨에 따라 인공 관절 치환 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인공 관절 치환 수술 중에는 수술 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보통 1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파졸린이 투여된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늘어나면서 황색 포도상 구균 감염 차단에 사용되는 항생제 반코마이신을 함께 투여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 내성 황색 포도상 구균은 치명적일 수 있어 '슈퍼 박테리아'로 불린다.
그러나 인공 관절 치환술 환자에게 세파졸린과 함께 반코마이신을 추가 투여하는 것은 수술 후 감염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 의대 감염내과 전문의 트리샤 필 교수 연구팀이 호주 전국의 11개 의료기관에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 감염 전력이 없는 인공 무릎 관절 치환술 환자 4천2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ASAP)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31일 보도했다.
인공 관절 치환술 환자는 수술 후 최대 3%가 감염이 발생해 재수술이 필요하거나 때로는 사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무작위로 세파졸린과 함께 반코마이신 또는 위약(식염수)을 투여했다.이 임상시험에서는 반코마이신이 추가된 환자 그룹은 수술 후 감염률이 5.7%, 식염수가 추가된 대조군 환자는 이보다 훨씬 낮은 3.7%로 예상외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인공관절 치환술 환자에게 반코마이신 추가는 감염 차단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환자를 더 많은 감염에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고서는 밝혀지기 어려운 일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증가를 막기 위해 부적절한 항생제 투여는 중단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는 항생제 남용과 잘못된 사용이 주 원인이다.
항생제를 많이 쓴다고 좋은 결과가 오는 것은 아니며 일부 환자들에게는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항생제 추가가 유독 무릎관절 수술 환자의 염증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분명치 않으며 앞으로 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드물지만 반코마이신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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