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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반유대주의 고조에 불안에 떠는 유럽 유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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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반유대주의 고조에 불안에 떠는 유럽 유대인들
독일·프랑스·영국 등서 유대인 겨냥 폭력·위협 행위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 이후 유럽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폭력과 위협 행위가 급증하는 등 반유대주의가 고조되면서 유대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전쟁 이후 유럽에서는 반유대주의 사건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이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래 21일간 유대인을 겨냥한 805건의 사건이 발생해 올해 첫 6개월간 발생한 사건보다 더 많았다고 한 유대인 단체는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교 회당과 학교가 있는 한 유대인 센터에 화염병이 투척됐다. 지난 24일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출신 한명이 이스라엘 지지 집회에서 트럭 돌진을 계획한 혐의로 독일 경찰에 체포됐다.
유럽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은 프랑스에서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지난 29일까지 유대인 시설 옆에 나치를 상징하는 '스와스티카'를 그리거나 유대인 학교 밖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등 819건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해 414명이 체포됐다.
30일에는 파리 지역의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학교 9곳 가량이 폭탄 위협을 받았다.
유대인인 야엘 브론 피베 프랑스 하원 의장은 참수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아 경찰에 신고했고, 한 고등학교에서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된 한 교사를 추모하는 유대인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며 소리친 한 학생이 체포됐다.


지난 29일에는 이슬람교도가 주민 다수를 이루고 있는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마하치칼라 공항에 이스라엘발 여객기가 착륙하자 수백 명이 "이스라엘인을 색출하겠다"며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고 활주로로 몰려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유럽 내 유대인들은 이제 극우 반유대주의뿐 아니라 인구가 불고 있는 무슬림과 극좌의 적대감이 커지는 상황에도 직면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2016년 기준 2천600만명으로, 유대인 인구보다 최소 20배 많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한 유대인 여성은 "나는 며칠째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고 딸도 학교에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많은 유대인들이 이주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제 이스라엘조차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독일유대인학생연합의 대표인 아나 스타로셀스키는 우버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는 중동에서 온 운전기사가 알아보지 않도록 이름을 바꾼다면서 "내 인생에서 이토록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유대인단체대표회의 의장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공격을 받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우리가 중동에서 전쟁을 할 때는 항상 그랬다"고 밝혔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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