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제한해 검색 엔진 독점 유지했다는 美 법무부 주장 반박
"애플 등에 지급 수십억 달러는 기기에서 잘 작동하기 위한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구글 최고경영자(CEO) 겸 모회사 알파벳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30일(현지시간) "구글의 검색 지배력은 크롬 브라우저에 대한 혁신과 초기 투자의 결과"라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소송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무선사업자들에게 수십억 원을 지불함으로써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해 불법적으로 검색 엔진 독점권을 유지했다며 미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이다.
지난 2일 법무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CEO가 나온 데 이어 이날에는 피차이 CEO가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우리는 일찍부터 이용자가 웹을 사용하는 데 있어 브라우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용자 경험을 더 좋게 하면 웹을 더 많이 사용하고 더 많은 검색 이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크롬이 출시되었을 때 당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도전했고, 이용자들에게 웹에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 업데이트를 제공했지만, 크롬은 6주마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크롬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포함해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한 제품들이 산업 전반의 경쟁을 촉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직접적인 경쟁이 모든 스마트폰을 향상했고, 더 나은 화면과 인터페이스를 이끌었다"고 했다.
구글이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러나 그 용도는 법무부 주장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 27일 구글이 2021년 PC와 모바일에서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되기 위해 이들 제조사 등에 263억 달러(35조원)를 사용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항상 소비자의 편에 서 왔다"며 수십억 달러 지급은 "구글의 인터넷 검색 엔진이 애플과 삼성 등의 기기에서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애플과의 거래는 우리 서비스 이용을 매우 원활하고 쉽게 만든다"며 "거래는 분명한 가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2021년 지급한 263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은 애플에 지급됐다.
특히, 구글은 애플이 자사 기기에서 검색 이용을 어렵게 만들 것을 우려했다며 "이 거래가 없다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8년 애플 CEO 팀 쿡과 검색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기로 약정한 것이 아니냐는 법무부 주장에 대해 "두 기업은 매우 경쟁적이었다"며 반박했다.
지난 2일 MS 나델라 CEO는 스마트폰이나 웹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 엔진 설정 대가로 수십억 원을 지불해서 유지해 온 구글의 독점권을 허용한다면 AI 도구 시장에서 구글 지배력이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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