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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데이터로 일하는 '스마트 조선소'…한화오션 거제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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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데이터로 일하는 '스마트 조선소'…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여의도 1.5배 크기 조선소의 연결화·자동화·지능화…"하나의 도시에 가까워"
용접로봇으로 인력난 대응…화물창 액체운동 연구하는 '슬로싱 연구센터'



(거제=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기존에는 유선전화나 이메일로 작업 진행 현황을 공유했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야드 현황 정보를 수집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찾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디지털 생산센터 측의 설명이다.
직원의 클릭에 따라 여의도 1.5배 규모인 조선소 곳곳의 작업 현황이 스크린에 띄워졌다. 조립부터 도장, 진수, 시운전 현황까지 모든 선박 건조 진행 상황이 화면 안에 담겼다.
한화오션이 그리고 있는 스마트 야드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지난 2021년 설립된 조선업계 최초의 첨단 '관제탑'이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공정별 작업 현황부터 건조 중인 블록의 실시간 위치, 활용 가능한 적치공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해상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원격으로 문제를 진단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로 구성돼있다.
특히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는 조선사 중 처음으로 드론을 적용해 현장 모니터링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드론은 하루 2회 정해진 경로를 이동하며 블록 적치장을 촬영한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는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 문제점 등을 진단하며 연간 시운전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을 수립한다. 이날 거제사업장 인근 해상에는 초대형유조선(VLCC) 등 선박 3척이 시운전 중이었다.
권순도 스마트야드연구팀장은 "이곳은 공장보다 하나의 도시에 가깝다"며 "사람과 경험 중심의 전통적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자동화 생산방식과 데이터로 일하는 스마트한 조선소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구상하는 스마트 야드의 3가지 요소(연결화·자동화·지능화) 중 데이터 생산센터가 연결화·지능화를 대표한다면 한화오션의 용접로봇은 자동화를 실현한다.
탑재론지 용접로봇은 사람이 직접 용접 작업을 하기 어려운 밀폐된 공간에서도 스스로 철판을 이어 붙인다.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도 쉽게 로봇을 조작할 수 있어 인력난을 겪는 조선업계에 핵심 장비로 떠오르고 있다.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불꽃 튀는 소리와 함께 로봇이 위아래로 움직였고, 두꺼운 철판 사이 공간이 메워졌다.
사람이 직접 용접을 하는 것보다 결과물이 매끈해 따로 그라인딩(용접살을 갈아내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화오션의 설명이다.
탑재론지 용접로봇을 비롯해 한화오션이 개발해 용접 및 가공 등 공정에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총 10여개 분야 80여개에 달한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미래 친환경 선박의 핵심인 화물창의 안전성을 연구하는 '슬로싱 연구센터'다.
슬로싱은 용기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에 있는 액체가 출렁이는 현상을 말한다.
선박의 경우 화물창 내부에 있는 연료가 선박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며 벽면에 충격을 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화물창이 파손돼 연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슬로싱 연구센터는 화물창 파손을 예방해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최적의 연료 운송량을 찾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모션 플랫폼은 슬로싱 연구를 위한 핵심 장비로, 선박 및 해상 조건에 따른 슬로싱 현상을 모사한다. 한화오션은 현재 2개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기기 시연을 시작하자 8개의 플랫폼 다리가 위아래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투명 케이스 속 액체가 출렁거렸다.
투명 케이스는 실제 화물창처럼 팔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500여개의 압력센서가 케이스에 부착돼 각 위치에서 나타나는 압력이 측정됐다.
모션 플랫폼은 설정된 실험조건에 따라 스스로 실험을 수행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탑재돼 효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까지 슬로싱 연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이산화탄소 운반선을 위주로 이뤄졌지만, 향후 액화암모니아와 액화수소에 대한 연구도 수행될 예정이다.
슬로싱 연구센터가 연료의 물리적 움직임을 연구한다면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는 LNG, 암모니아, 액체이산화탄소 등 친환경 에너지의 화학적 움직임을 연구한다.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LNG 재액화 장치도 이곳에서 실증이 이뤄졌으며, 현재까지 120척 이상의 LNG 운반선에 적용됐다.



한화오션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및 자동화 건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오션은 2조원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으며, 친환경 스마트십 개발 및 스마트 야드 구축에 9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은 세계 최고 설비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미래 친환경 선박을 연구·개발·건조하는 요람"이라며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전진기지로 역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win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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