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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의 정부 지도' 법제화…'소신 발언 총리' 이젠 못 나오나
덩샤오핑 체제의 '당정 분리' 국무원조직법 41년 만에 개정 본격화
개정 초안,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음을 명확히 규정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41년 만에 정부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우위를 명확히 하는 '국무원조직법' 개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면서 고(故) 리커창 전 총리 퇴임 후 한층 심해진 중국 2인자의 '존재감 약화' 추세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중국신문망 등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0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무원조직법 개정 초안을 심의했다.
개정안은 현행 11조짜리 법률을 18개 조항으로 늘리면서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당정 분리 원칙하에 제정됐던 원래의 국무원조직법은 제2조에서 "국무원은 총리 책임제를 실시한다. 총리는 국무원의 업무를 지도한다"고 규정했을 뿐 '중국공산당'이나 '당'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정 초안에 신설된 제3조는 "국무원은 중국공산당의 지도를 견지한다"며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 지도를 단호히 수호하고, 당 중앙의 결정을 단호히 관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개정안 전체에서 '당'이라는 단어는 총 5회 나온다.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마오쩌둥사상, 덩샤오핑이론 등과 함께 중앙정부 지도이념으로 명시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당과 국가기관의 직능이 체계적·총체적으로 재편됐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 국무원에 대한 당의 전면적인 지도라는 필연적인 요구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춘야오 전인대 상무위 법제공작위 주임은 "이번 개정은 정확한 정치적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 초안의 특징 중 하나로 국무원의 수장인 총리의 위상 약화를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개정안을 보면 "국무원은 총리책임제를 실시한다. 총리는 국무원의 업무를 지도한다"는 종전 조항이 그대로 있지만, 위치는 제2조에서 제5조로 내려왔다. 제3조는 당의 지도를 강조한 대목이고, 역시 새로 생긴 제4조는 전인대에 대한 국무원의 보고 의무와 전인대로부터의 감독 수용 의무를 명시한 조항이다.
형식상의 정치적 위상 서열을 당-전인대-국무원으로 확실히 법제화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이런 '당 우위'의 변화가 "이미 중국 정치의 시대적 특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무원조직법은 '덩샤오핑 시대'가 들어선 뒤인 1982년 12월 헌법 개정과 함께 제정된 법률이다.
중국은 마오쩌둥 전 주석 사망(1976년) 후인 1978년 개혁·개방 방침을 수립했고, 당내 토론을 거쳐 1982년 헌법 개정으로 최근까지 유지된 국정 운영 제도를 대부분 확정했다. 이로써 중국공산당 내 집단지도체제가 확립됐으며 '개인숭배' 금지와 당정 분리 원칙도 만들어졌다.
이후 국무원은 일정한 독립성을 갖게 됐고, 국무원의 수장인 총리는 주로 경제 분야를 책임지면서 당 총서기·국가주석·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직하는 최고지도자와 호흡을 맞춰왔다. 중국 바깥에선 '장쩌민(국가주석)-주룽지(총리)', '후진타오(국가주석)-원자바오(총리)' 등으로 최고지도자와 총리를 짝지어 중국 체제를 지칭하는 관행도 생겼다.
많게는 9명으로 이뤄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각자 권한을 나눠 가지면서 최고지도자의 권위 축소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에는 '당 중앙'(시진핑)의 권력이 다시 강화됐다. 이에 자연스레 국무원 총리의 힘도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시 주석의 최측근 중 하나로 반부패운동을 이끌었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2017년 "당의 지도 아래에선 '당정 분업'이 있을 뿐 '당정 분리'는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27일 별세한 리커창 전 총리 역시 시진핑 현 국가주석의 권력 강화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왔지만 권한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016년 '권위 있는 인사'의 의견을 싣는 방식으로 당시 국무원 경제 정책을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3월 리 전 총리가 퇴임하면서 바통을 넘겨받은 리창 현 총리는 아예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정부의 업무는 바로 당 중앙의 결정을 잘 관철·이행하고, 20차 당대회가 그린 웅대한 청사진을 설계도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조보는 "새 총리는 새로운 시대 국무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새로운 요구와 새로운 규범에 조속히 적응해야 하고, 당 청사진의 '시공팀' 역할을 온 마음을 다해 잘 해내야 한다"고 짚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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