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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맹세' 옛말…측근들 등 돌려 사법 위기 더 커진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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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맹세' 옛말…측근들 등 돌려 사법 위기 더 커진 트럼프
"마지막 비서실장 매도스, 특검 조사에 협조해 불리한 진술" 보도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들 검찰과 줄줄이 형량 합의 후 자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충성을 맹세했던 측근들의 잇따른 '변심'으로 사법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CNN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적으로 당면한 '사면초가'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측근들의 배신이 그의 대선 가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증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매도스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ABC뉴스는 이날 매도스가 '1·6 의회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잭 스미스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관된 '부정 선거'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했다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매도스는 자신이 2020년 대선 이후 수주간 부정 투표 의혹(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복해서 말했다고 털어놨다.
매도스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1월 3일 투표 마감 직후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한 것은 "정직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도스는 사법당국에서 면책특권을 받는 대가로 이런 증언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과 측근들이 사실은 선거 부정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지자들을 선동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그가 진심으로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믿었으며, 대중 앞에서 이런 내용의 연설을 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지 않아 위법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CNN은 매도스가 특검과 맺은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면책특권은 사건에 관해 중요한 정보를 가진 사람이 수사기관에 전적으로 협조하는 대가로 주어진다고 짚었다.
트럼프는 과거 최측근인 매도스를 "특별한 친구", "위대한 비서실장"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는 점에서 매도스의 특검 증언은 트럼프에겐 타격일 수 있다.



조지아주 대선에 개입해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는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19명 가운데 최측근 3명이 잇따라 유죄 인정 합의를 택했다.
특히 트럼프 선거대책본부 법률고문을 지낸 시드니 파웰 변호사가 지난 19일 유죄를 인정한 것은 트럼프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2020년 대선 직후 선거 개표 시스템에 개입한 혐의 등 7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은 파웰 변호사는 백악관 내 비밀회의에도 여러 차례 참석하는 등 트럼프 캠프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인물로 꼽힌다.
그가 형량 협상의 대가로 재판 증인으로 나서기로 동의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에서 결정적인 증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같은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또 다른 트럼프의 측근 케네스 체즈브로 변호사도 지난 20일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복수의 주(州)에서 허위 선거인단 명부를 만든 것이 불법이었다고 인정하면서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공범 재판에도 소환될 경우 출석하기로 했다.
여기에 대선 불복 법률팀 핵심 일원이었던 제나 엘리스 변호사도 24일 조지아 검찰과 형량 협상에 합의하고 선거 개입 혐의를 인정했다.
엘리스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후 도전에 대한 변호를 거절했을 것"이라며 "깊은 후회와 함께 이 경험을 되돌아본다"고 말했다.
형사 사건과는 무관하지만, 뉴욕주에서 제기된 민사 재판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심복'이었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코언은 24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주장과 부합하는 증언을 했다.
트럼프 일가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트럼프 그룹의 부동산 가치를 축소했고,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선 오히려 자산가치를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취지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자산가치를 부풀리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합의금을 건넨 인물로, 이 합의금을 법률 자문 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 후 복역까지 한 바 있다.
그는 한때 "트럼프를 위해서는 총알도 대신 맞을 수 있다"며 충성심을 보였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와 재회한 뒤 법정을 나설 때는 기자들에게 "지옥 같은 재회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의 배신이 잇따르자 분노와 압박감을 표출했다.
그는 지난 23일 뉴햄프셔주 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여러 형사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반대하다가 27년간 복역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에 자신을 비유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넬슨 만델라가 돼도 상관없다. 왜냐면 나는 이유가 있어서 그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이 파시스트들, 미치광이들로부터 우리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매도스에 관한 ABC 보도가 나오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단지 기소 면책특권을 얻기 위해 2020년 대선 조작 및 도난 사건에 대해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런 거래를 하겠지만, 그들은 나약하고 겁쟁이이며 국가의 미래에 매우 나쁘다"고 썼다.
그러면서 "매도스가 그들 중 한 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누가 진짜 알겠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 전에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것이 공화당 유권자들을 놀라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더 넓은 유권자층에게는 심각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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