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존슨, 트럼프 대선패배 뒤집기 앞장선 극보수주의자
2020년 바이든 당선 인준 막으려한 공화당 차원 노력의 '설계자'
트럼프 탄핵 재판 변호도…우크라 지원·낙태·동성혼에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선출된 마이크 존슨(51) 미국 하원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 옆을 지키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공화당내 핵심 '친(親) 트럼프' 의원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루이지애나주 연방 하원의원으로 의회에 처음 진출한 그의 6년여 의정 활동은 친트럼프와 극보수 성향으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가장 앞장선 공화당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의회가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것을 반대했으며 인증을 막기 위한 공화당 차원 노력의 주요 "설계자"라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헌법 전문 변호사 출신인 그는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동료 공화당 의원들에게 인증을 반대할 법적 논리를 제공했다.
또 당시 텍사스주가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4개 경합주의 투표 결과를 무산시키려고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존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텍사스주를 지지하는 의견서에 서명하도록 설득했다.
이 소송은 결국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존슨 의장을 포함한 공화당 하원의원 126명이 텍사스주를 지지하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존슨 의장은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힘내고 계속 싸우십시오"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된 후에는 혐의가 가짜이며 사법·정치 제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공평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상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재판을 진행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가했다.
정치 성향은 극보수로 평가된다.
케빈 매카시 전임 의장을 끌어내린 공화당 내 극우 세력 '프리덤 코커스' 멤버는 아니지만 올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코커스 공동 창립자인 짐 조던 의원에 대해 "매우 가까운 친구이자 의회 멘토"라고 말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그는 미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 현안인 낙태를 반대해왔다.
그는 낙태금지법에 찬성했고,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 권리로 보호했던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을 열렬히 환영했다.
그는 작년 연방정부 자금을 받는 기관에서 성(性)적 지향과 정체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동성혼을 인정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등 성소수자 관련 현안에서 매우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인 존슨 의장은 지난 5월 398억달러(약 54조 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 57명 중 한명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주장해왔다.
연방 하원의원이 되기 전에는 루이지애나주 의회 의원을 2년 역임했으며 그전에는 변호사로 20여년을 활동했다.
정치 경력이 짧다 보니 의회에서 핵심 지도부 자리나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다.
공화당 내분으로 3명의 의장 후보(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짐 조던 법사위원장·톰 에머 원내 수석부대표)가 연이어 낙마한 초유의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런 그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의장으로 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았을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