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왕이 방미 앞두고 압박…제재 해제 등 요구사항 제시
"왕이 방미는 고위급 소통 위한 '길 닦기'…美, 中우려 해결로 진정성 보여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마국 방문(26∼28일)을 앞두고 이번 방미가 미중 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임을 시사하면서 경제 제재 해제 등 중국의 요구사항을 짚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왕이 주임의 방미는 더 고위층의 소통을 위한 길을 닦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미국은 중국의 우려에 답하려고 노력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촉구를 받고 있다"고 썼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APEC에 이어 1년 만에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왕 주임 방미의 성격을 '정상회담 준비'로 규정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미국은 잦은 소통을 통해 보다 고위급 미중 회담을 기대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대(對)중국 정책의 방향은 특유의 이중성 때문에 바뀌지 않았다"며 "미국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봉쇄 전략을 지속해왔고, 그런 소통에도 의미 있는 결과는 지금까지는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철폐, 중국 기업과 첨단 산업에 대한 제재 해제,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이행 등에서 명확한 요구를 해왔다"며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가져온 외교, 안보, 경제 분야의 심각한 도전에 관한 언급에 집중할 것"이라는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학 미국연구소장의 언급을 전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 역시 "중국과 미국 사이에 논의될 주제는 우크라이나 위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자의적인 첨단 기술 제한과 경제·무역 관계의 정치화,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양국 간의 잦아진 상호작용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이 우려하는 사안들이 해결될 수 있는지가 미국의 진정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왕 주임은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26일(중국시간)부터 미국 방문에 나선다. 미국 정부는 왕 주임이 27일(미국시간) 워싱턴 D.C.에서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NSC 보좌관과 각각 만나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 주임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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