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 노출 아이, 나중에 비만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성 당뇨 노출이 태어난 아이의 뇌 발달과 비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여성의 약 3~9%에서 임신 24~28주에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는 원래 당뇨병이 없던 여성이 임신 중 당뇨병이 발생한 것으로 방치하면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산모와 태어난 아이 모두 나중 당뇨병 발생 위험도 커진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내분비내과의 뤄산(Shan Luo) 교수 연구팀이 '청소년 뇌 인지 발달'(ABCD)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3일 보도했다.
임신성 당뇨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대뇌 피질의 총(total)회색질 용적이 현저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연구 대상이 된 아이들은 8천521명(평균연령 9.9세, 남아 51.4%, 백인 56.2%, 히스패닉 19.3%, 흑인 12.5%)으로 이 중 7.2%가 임신성 당뇨에 노출됐다.
임신성 당뇨 노출은 또한 비만 지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당뇨에 노출된 아이들은 42%가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노출되지 않은 아이들의 29%보다 훨씬 많았다.
임신성 당뇨에 노출된 아이들은 비만 지표인 체질량 지수(BMI), 허리둘레, 체중-신장 비율도 훨씬 높았다.
대뇌 피질 총회색질 용적이 부분적으로 이러한 연관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대뇌 피질의 회색질 용적이 작은 것은 임신성 당뇨 노출 아이의 비만을 설명하는 신경학적, 생물학적 메커니즘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임신성 당뇨에 의한 이상지질혈증, 고혈당, 염증이 뇌의 이러한 변화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재태 연령, 다른 임신 합병증, 출생 시 아이의 건강, 임신 중 음주/흡연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연구 대상이 된 아이 중 쌍둥이만을 선별해 따로 분석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임신성 당뇨 노출이 태어난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임상의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비만 학회(Obesity Society) 학술지 '비만'(Obes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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