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美국채 금리 급등·중동 불안에 '11개월 만에 최저'
'해외 자금 썰물' 中증시는 리오프닝 후 상승분 모두 반납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아시아 증시가 20일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감에 11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는 이날 한때 477.43까지 밀렸다가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10분 현재 0.63% 내린 478.4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최저점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54%)와 코스피(-1.69%), 호주 S&P/ASX 200지수(-1.16%)도 하락한 채 마감했다.
중국이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동결한 가운데 한국시간 오후 4시 5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0.74%)와 선전성분지수(-0.96%),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65%) 등 중국 본토 주가지수도 내림세다.
CSI 300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이 0.7%까지 갔는데, 이는 중국 증시가 지난해 말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랠리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 된다.
최근 중국 내 해외 투자금은 중국 부동산 분야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자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중국 A주 시장에서 유출 총액이 221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면서 '전례 없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해외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가 매수를 자제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홍콩 항셍지수도 전장 대비 0.89%,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0.96% 내린 채 거래됐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0.07% 내렸다.
앞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5%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85%, 0.96%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재료는 개장 전 전해진,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중대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5%를 찍었다는 소식이었다.
정부와 기업,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우려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일본은행(BOJ)은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하자 시장에 개입했다.
또한 국채 금리가 급등해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된다. 주식보다 국채에 투자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홍해에 있는 미 해군 구축함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예멘 반군의 미사일 3기와 드론들을 격추했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한 후 확전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준비 중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싸우는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140억달러(약 19조원)의 예산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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