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英총리에 "BBC, 하마스 관련 사실 왜곡"(종합)
리시 수낵 총리, 이스라엘 방문…"테러 조직 하마스의 테러 행위" 동조
네타냐후 등 만나 연대 표명, 가자지구 인도 지원 논의
(요하네스버그·파리=연합뉴스) 유현민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영국 공영방송 BBC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우리는 BBC가 하마스를 묘사하는 방식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BBC가 비객관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BBC는 이번 사태가 터진 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부르지 않고 '무장세력'이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편을 들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설립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게 방송사 설명이다.
이를 두고 영국 정치권을 비롯해 일각에선 BBC가 하마스의 편을 들어 동정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최악의 테러 조직 중 하나를 상대하고 있다"며 "하마스가 잔혹한 테러 조직이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무엇을 더 봐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아울러 헤르초그 대통령은 "영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부가 (방송사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BBC는 전 세계적으로 영국 방송사로 알려진 만큼 이 부분을 정정해 하마스가 테러 조직으로 정의될 수 있도록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수낵 총리는 "우리는 이번 일을 사악한 테러 조직 하마스가 저지른 테러 행위라고 불러야 한다"고 동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회동에서 이스라엘에 연대를 표명하는 한편 가자 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우리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인들에게 안보를 되찾아 주고 납치된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당신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하마스가 저지른 일의 희생자들"이라며 "그들에게 인도주의적 통로를 계속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실은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총리와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폭력이 더 확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양 지도자는 인질로 잡힌 영국 국민의 석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수낵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회동한 뒤 오는 20일까지 이집트와 카타르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도 앞으로 3일간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를 방문해 분쟁 확산 방지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 등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hyunmin623@yna.co.kr,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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