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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중동까지…잇단 전쟁에 미국 등 무기수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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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중동까지…잇단 전쟁에 미국 등 무기수출 급증
각국 국방 지출 냉전종식 이후 최대…무기수출 시장 美비중 32년만에 최고
美방산업계, 러·中 의식하는 인도·인도네시아 등 새 고객 확보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까지 전쟁에 휩싸이면서 세계 방위산업계가 '제 철'을 만났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위협 증대를 의식해 미국산 무기 도입을 추진하는 나라들이 늘면서 미국산 무기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며칠 만에 미국산 무기들이 이스라엘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보잉이 생산하는 250파운드(약 113㎏) 유도폭탄, 미국 레이시언과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공동 생산하는 아이언 돔 방공 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로써 이미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등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화 등의 영향으로 촉발된 전투기·미사일·전차(탱크)·야포 등 무기 수요의 세계적 증가세가 한층 힘을 얻게 됐다.
군사정보 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미국·중국·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 각국의 군사 관련 조달 규모는 내년 총 2천410억 달러(약 326조원·물가 조정 기준)로 작년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 동안 증가율로는 월등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또 작년 세계 각국의 무기·병력 등 국방 지출 금액도 2조2천억 달러(약 2천974조원·물가 조정 기준)로 냉전 종식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가 집계했다.
특히 작년 미국산 무기의 수출은 2천56억 달러(약 278조원)로 세계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이르렀다. 이런 비중은 10년 전의 30%보다 15%포인트가량 커진 것으로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최고치라고 NYT는 전했다.
이처럼 미국산 무기가 인기인 것은 기존 동맹국들이 무기 조달을 늘리는 가운데 그간 러시아·중국산 무기를 선호하던 인도·인도네시아 등 새 고객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내걸고 무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417억 달러(약 56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도입 승인을 미국에서 받아 록히드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 무기를 쓸어 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자극받은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이 미국산 무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이제 중동에서도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미국산 무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군수업계는 우크라이나·폴란드에 이스라엘 등의 주문까지 가세하면서 폭주하는 수요를 생산 능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또 넘쳐나는 무기 수입 수요로 미국 외에 한국과 튀르키예 등의 방위산업체들도 수출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각국이 무장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면서 향후 국제 분쟁에서 무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무기통제협회(ACA)의 마이클 클레어 이사는 "이런 무기 판매가 지역 분쟁을 악화시키고 결국 강대국 간 전쟁의 방아쇠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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