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인지 답해"…'사상검증' 시달리는 게임업계 종사자들
청년유니온 제보 분석 결과…우원식 의원 "특별근로감독 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게임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상의 괴롭힘과 사상 검증 등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기업들이 직원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39세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한 '게임업계 사이버 불링,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 실태 제보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유니온에 피해 사례를 제보한 62명 가운데 58명(93.5%)은 2030세대였으며, 55명(88.7%)은 여성이었다.
제보 내용을 유형별로 보면 게임 이용자 등에 의한 사이버 사상 검증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차별·성희롱 20건, 온라인 괴롭힘 19건 순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SNS를 수시로 염탐하고 스토킹하면서 온라인에 퍼 나르는 사람이 있었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여성 개발자를 찾아내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 대답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여성이 칼로 난자당한 사진을 보냈다", "여자니깐 승진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등의 증언이 나왔다.
게임업계 종사자 피해실태에 대한 주관적 인식 설문에서도 온라인 괴롭힘은 5점 만점에 4.35점으로 매우 심각하고, 성평등 수준은 5점 만점에 1.94점으로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우 의원이 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실시한 산업안전 근로감독을 받은 사업장 4만6천199곳 가운데 게임업계 사업장은 1곳뿐이었다.
그는 '고객 등에게 받는 피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사업자의 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을 들며 "특별근로감독으로 단호하고 강하게 조치해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제보자 62명 중 11명이 프리랜서라는 점을 짚으며 "산안법 41조 2항의 '근로자'를 '근로자 또는 도급인'으로 개정해 보호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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