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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커지는 증오…미·유럽에 극단주의 총격·칼부림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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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커지는 증오…미·유럽에 극단주의 총격·칼부림 속출
벨기에서 'IS 자처' 총격에 2명 사망…美 팔레스타인계 6살 피살
反유대·이슬람혐오 위협 동시 증가, "역겨운 일"…각국 경계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공격과 무슬림을 향한 증오 범죄가 동시에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데 이어 벨기에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괴한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미국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동기로 한 흉기 공격에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이 생명을 잃었다.
그밖에도 서방 사회에서 유대계나 아랍계를 겨냥한 위협이 모두 늘고 있어 각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브뤼셀 도심에서 벨기에와 스웨덴의 축구 경기가 시작되려던 때에 괴한이 총격을 가해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하고 택시기사 1명이 다쳤다.
한 남성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IS 대원이라며 범행을 자처했으며, 이에 벨기에 당국은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렸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돼 있다는 징후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범인이 총격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고, 사망자들이 스웨덴 국적자라는 점이 범행 동기인 것 같다는 벨기에 검찰의 언급을 종합해 보면 이슬람 극단주의 공격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이슬람 경전 쿠란을 소각하는 시위가 벌어져 무슬림들이 격분했으며, 스웨덴은 자국민에 대한 위협 증가에 테러 경보를 2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올렸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된 유럽 국가에서 치안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3일 동북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에 다녔던 러시아 체첸 공화국 출신 모하메드 모구치코프(20)가 흉기를 휘둘러 교사가 숨졌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의심을 받아 프랑스 정부의 잠재적 위험인물 명단에 올라가 있던 상태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사건을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라고 규탄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사건 이후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로 상향했으며 7천명 추가 병력을 거리에 배치했다.

미국에서는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이 증오 범죄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서부 근교의 플레인필드 타운십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조지프 추바(71)가 팔레스타인계 세입자 모자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6세 아들은 숨지고 어머니는 중상을 입었다.
추바는 범행 전 "무슬림은 죽어야 돼"라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 아이의 팔레스타인 무슬림 가족은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평화롭게 살고 배우고 기도할 피난처를 찾아 미국에 왔다"며 이번 범행에 충격을 표시했다.
이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의 분쟁 이후 서방 사회에서는 유대계나 아랍계 등을 겨냥한 위협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이에 각국 당국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명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벨기에 모두 안전 경보를 올렸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미국 내에서 폭력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협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 연방·지역 당국은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정서에 따른 폭력 사태에 높은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유대교 회당에는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구호가 적힌 그라피티가 발견됐고, 바르셀로나에서는 경찰이 이스라엘 공동체 관련 건물 인근에서 검문, 경계를 강화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반유대주의 또는 테러 유발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102명이 체포됐다고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이 16일 밝혔다.
영국 런던에서는 지난달 29일∼이달 12일 반유대주의 사건 신고가 105건으로, 작년 동기의 14건보다 급증했다.
지난주 유대교 회당과 이날 유대계 학교를 차례로 방문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하마스) 공격 이후 반유대주의 사건이 증가한 것은 역겨운 일"이라며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는 "지금이 하마스 공격에 경악했음에도 이에 대한 대응에 두려움을 느끼는 영국의 무슬림 공동체에 엄청난 고뇌의 순간임을 안다"라고도 언급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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