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문화사상' 등장하자 중국 관리들 앞다퉈 이행 선언
홍콩 매체 "中, 콘텐츠 통제·글로벌 소프트 파워 새롭게 추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문화에 관한 시진핑 사상'(시진핑 문화사상)이 등장하자 중국 관리들이 앞다퉈 해당 사상의 이행을 선언하고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전했다.
앞서 지난 7∼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선전사상문화 공작(업무) 회의에서는 시진핑 문화사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선전, 뉴스, 여론 등을 아우르는 이 사상은 앞서 등장한 경제, 외교, 군사, 환경, 법률 분야에 이은 6번째 시진핑 사상이다.
시 주석은 해당 회의에서 서면 지시를 통해 선전, 이념, 문화 시스템이 당의 혁신적 이론으로 당 전체를 무장시키고 인민을 교육하는 주요 정치적 임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중국 전역에서 시진핑 문화사상에 대한 설명회가 열리고 있고 문화와 선전 담당 기관 수장들은 저마다 해당 사상을 칭송하며 그에 맞춰 향후 업무 계획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먼저 중국중앙TV(CCTV) 등을 거느린 중국미디어그룹(CMG)이 8일 시진핑 문화사상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선하이슝 CMG 대표는 "전국 선전사상문화 공작회의의 최대 성과가 시진핑 문화사상"이라며 "새로운 사상이 중국인들의 마음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이를 홍보하고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CMG 산하 모든 방송 플랫폼은 절대적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사상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CMG가 중국을 위한 인지전과 국제 여론을 얻기 위한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화해야 하며, 미디어 외교와 중국을 알고 중국에 우호적인 친구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의 설명회에서는 후허핑 부장이 시진핑 문화사상에 대한 심층적이고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연구를 촉구했고, 그에 따른 결과는 구체적인 행동과 프로젝트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후 부장은 "시진핑 문화사상은 당의 역사적 자신감과 문화적 자신감이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칭송했다.
후 부장이 시진핑 문화사상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는 것은 '시진핑 문화사상연구센터'가 문화여유부 산하에 설립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한 베이징 관측통이 SCMP에 말했다.
중국에는 시진핑 사상을 연구하는 센터가 이미 약 20개 있으며 분야별로 관련 정부 부처나 연구 기관 산하에 들어섰다.
시 주석의 이념을 홍보하고 권력 장악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 통치의 중심에 그의 이념을 새기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좡룽원 주임도 10일 간부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시진핑 문화사상을 온라인에서 홍보하고 긍정적이며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라고 주문했다.
선하이슝, 후허핑, 좡룽원 모두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겸하고 있다.
SCMP는 "시진핑 문화사상을 통해 중국이 콘텐츠 통제와 중국의 글로벌 소프트 파워를 새롭게 추진하고 나섰다"고 진단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편집장 출신 덩위원은 SCMP에 시진핑 문화사상이 시 주석의 선전, 이념, 문화에 대한 과거 연설에 비해 좀 더 전투적인 어조를 띤다고 짚었다.
그는 "한편으로 시 주석은 마르크스주의를 중국의 문화적 뿌리와 묶어 중국인들 사이에서 당의 이념이 더 잘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시 주석은 세계적으로 중국의 목소리를 키우면서 서방 국가들의 가치를 물리치고 중국인들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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