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 할아버지도 '들썩'…휴일 밤 달군 파리 케이팝 콘서트
CJ ENM '엠카운트다운 인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서 공연
부산엑스포 유치위, 40여개국 외교사절단 170여명도 초청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케이팝(K-pop)을 즐기는 데에 나이는 상관이 없잖아요?"
15일 저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CJ ENM '엠카운트다운 인 프랑스(MCOUNTDOWN IN FRANCE)' 공연을 보러 온 프랑스인 필리프는 자신의 나이를 70세라고 밝히며 싱긋 웃었다.
26살 딸과 함께 왔다는 그는 "한국과 한국 노래를 좋아한다. 한국 그룹은 최고"라며 "프랑스에서 이런 종류의 공연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딸이 에이티즈의 팬인지, 그룹 이름까지 척척 말했다.
친구 멜라니(23)와 함께 온 모르간(24)은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들떠 자리에서 계속 엉덩이를 들썩였다.
푯값에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공연장에 오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파리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는 웬만하면 찾아다닌다고 했다. 이날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멤버 이름이 적힌 잠바를 챙겨 입고 왔다.
엠카운트다운이 프랑스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이 열린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는 마룬파이브, 이매진 드래곤스, 셀린 디옹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콘서트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엔 그룹 에이티즈, 드림캐처, 엘즈업, 엔시티 드림, 트레저, 제로베이스원, 태권도 시범단 케이 타이거즈와 몬스타엑스의 셔누·형원, 태민, 싸이가 참여해 일요일 밤 3시간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2만2천여 관객은 저마다 손에 형형색색 형광봉을 들고 3시간 내내 목이 터져라 모든 팀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이 대형 스크린에 잡히거나, 가수들이 프랑스말로 "메르시(Merci·감사하다)"라고 인사하면 함성 데시벨이 더 올라가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출연진 중 끝으로 무대에 오른 싸이는 "한국을 제외하고 케이팝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프랑스"라며 관객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싸이는 공연의 신답게 마지막 곡을 '강남 스타일'로 골라 단 한 명의 관객도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점프에 공연장 바닥이 둥둥 울릴 정도였다.
이날 공연장엔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가 초대한 40여개국 170여명의 외교사절단도 참석했다.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공연을 보던 이들마저 싸이가 노래할 땐 너도나도 일어나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했다고 한 행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미래전략기획관은 "이번 공연은 케이팝을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소통의 창, 글로벌 연대의 축임을 확인시켜 준 멋진 무대였다"며 "편견과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다양성을 포용하고 세계를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연대의 힘'이 한국에 있음을 보여 준 만큼 2030부산엑스포 개최에도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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