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페이스북 등은 하마스 불허…텔레그램·엑스는 느슨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 현장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통해 확산하는 가운데, 잔혹한 상황이 담긴 영상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놓고 SNS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하마스에 대한 지지 허용 여부를 두고도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들 영상을 게시할 수 있는지 등은 부분적으로 기업들의 콘텐츠 관리정책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러한 정책은 기업 별로 상이하다.
구글의 유튜브와 메타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평화 호소, 팔레스타인인들의 어려움에 대한 슬픔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렇지만 하마스는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지지를 금지하고 있으며, 하마스 관련자의 플랫폼 이용이나 하마스에 의해 만들어진 영상·사진의 게시도 불허하는 입장이다.
틱톡 역시 하마스의 플랫폼 이용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 관계자들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들이 여전히 이들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데, 이는 뉴스 가치나 반박 필요성 등이 인정된 예외적 사례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이나 희생자 시신 등을 담은 영상도 있다.
반면 텔레그램은 상대적으로 콘텐츠 관리정책이 적으며, 하마스가 운영하는 구독자 10만명 넘는 규모의 계정도 허용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 희생자 등을 담은 잔혹한 장면을 유포했다.
엑스(X·과거 트위터)는 명목상으로 하마스 관련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정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게 WP 설명이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에 올라온 하마스 영상들이 트위터를 통해 재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에벌린 듀에크 교수는 "충돌과 인도주의적 잔학행위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책임 있는 콘텐츠 관리를 하는 데 있어 좋은 옵션은 없다"면서 "자원을 완벽히 갖추고 선의로 행동하는 플랫폼에도 기술적·규범적으로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어 "플랫폼들은 누구를 위험단체로 지정했는지에 대해 투명하지 않은 것으로 악명높다"면서 "법적 책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의 측면에서 실수하는 부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틱톡 측은 이번 전쟁 관련 콘텐츠 관리 인력을 늘렸으며, 폭력적이거나 테러리스트 선전과 관련 있는 해시태그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 측은 유대인이나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한 증오 발언 관련 콘텐츠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고, 메타 측은 히브리어·아랍어에 능통한 전문가 등을 동원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