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금' 호주 언론인 청레이 석방에 "이제는 양헝쥔 차례"
中 국가안전부 일하다 호주로 귀화…중국 민주화 지지자로 활동하다 구금돼
신장 낭종으로 건강 악화…"앨버니지 총리 방중 전 석방돼야" 주장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국 본토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48)가 3년 만에 호주로 돌아오면서 역시 중국에 구금 중인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의 석방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양헝쥔의 지지자들은 그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호주 정부가 그의 석방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헝쥔의 동료인 펑충이 시드니 공과대학 교수는 청레이의 석방을 환영하며 "양헝쥔도 같은 대우를 받길 바란다. 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의 석방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헝쥔은 1965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나 중국 외교부·국가안전부에서 일하다 호주로 이주, 2002년 호주 시민이 됐다.
그는 호주와 미국에 머물며 스파이 소설 작가로 활동했으며 중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정치평론가·활동가로도 일했다.
양헝쥔은 2019년 1월 가족과 함께 중국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가 중국 지방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간첩 혐의로 기소됐지만 4년 넘게 선고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감 중이다.
펑충이 교수에 따르면 양헝쥔에 대한 선고는 지금까지 11번 연기됐으며 다음 선고 일자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그러는 사이 그는 최근 건강 검진에서 신장 낭종이 발견됐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우리는 모든 수준에서 중국 당국과 함께 양헝쥔의 이익과 권리, 복지를 계속 옹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청레이 석방이 앨버니지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양헝쥔이 석방되기 전에는 앨버니지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앨버니지 총리는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중국 방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간첩 혐의로 구금한 호주인 청레이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중앙(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 앵커로 활동하다 2020년 8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 활동을 한 혐의"로 구금돼 최근까지 중국에 억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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