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순풍타고 편의점 택배시장 '쑥쑥'…점유율 경쟁 치열
자체 물류망 활용 GS25·CU 2파전 구도…세븐일레븐 등도 참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30대 직장인 서모 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사고팔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출근하면서 집 인근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판매 물품을 부치고 퇴근할 때는 구매 물품을 찾아오곤 한다. 가격도 일반 택배의 절반인 1천∼2천원대로 큰 부담이 없다.
서씨는 "수년 전 편의점 택배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이제는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 간 중고 거래 활성화와 맞물려 편의점 택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CU의 '알뜰택배'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0% 증가했다. 지난해(전년 대비 89.7%↑)에 이어 올해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GS25의 '반값택배'도 이용 건수에서 13.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반값택배와 알뜰택배는 각 편의점의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반값택배가 2019년 먼저 출시돼 호응을 얻자 이듬해 CU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GS25가 편의점 택배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업계 최대인 1만7천여개 점포망을 갖춘 CU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현재 월평균 이용 건수는 반값택배가 약 100만건으로 알뜰택배 30만건 내외의 세 배가 넘는다.
택배업체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서도 택배 이용 건수가 지난해 대비 약 40% 증가하는 등 매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 택배 시장이 커지는 것은 개인 간 중고 거래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까지 커졌다. 이 규모는 올해 30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GS25의 자체 조사 결과 반값택배 이용 고객의 72%는 중고 거래가 목적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택배 서비스는 중고 거래 활성화와 맞물려 성장하는 추이를 보인다"며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시장 전망을 반영해 편의점 간 점유율 끌어올리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택배 고객의 매장 방문이 늘면 늘수록 매장 내 일반 상품의 매출 효과도 커진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유효한 영업 전략이기도 하다.
우선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는 GS25는 인프라 확대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업계 최초로 제주도와 내륙 간 반값택배 서비스를 개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추격하는 입장인 CU는 중고 거래 플랫폼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U는 이달 말까지 중고나라·번개장터에서 알뜰택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제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양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며 프로모션 시기에는 택배 가격이 건당 1천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편의점 초저가 경쟁이 택배로 옮겨붙은 셈이다.
이외에 세븐일레븐은 커지는 편의점 택배 수요에 대응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자 GS25, CU처럼 자체 물류망 택배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