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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떠난 자리 메우자'…中 펀드, 투자금 조달 위해 중동행
중국 7개 주식형 펀드, 올해 중동 방문해 "변화 감지"
호주 자금 유치도 모색…중동, 비달러 자산 투자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펀드들이 미국 투자자들이 떠난 빈자리를 중동 투자자들로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외교적 긴장 등의 위험 탓에 중국을 떠나자, 중국 펀드들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등 투자 흐름을 재편하기 위해 중동 등 다른 시장에서 새 투자원을 찾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 총 5천억 달러(675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중국의 7개 주식형 펀드는 올해 투자금 조달을 위해 중동을 찾았다. 이들 중 3개는 첫 중동 방문이기도 했다.
또 이들 7개 펀드 중 4개 펀드가 아직 신규 투자를 유치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따뜻한 환대를 받고 깊이 있는 변화를 감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동 투자자들 또한 낮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과 경기 부양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할당하고자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펀드들이 이처럼 새 자본을 찾는 것은 또한 아시아 헤지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아시아태평양 투자펀드 그룹 공동대표인 에피 바실로풀로스는 "과거에는 아마도 자본 조달의 성배(holy grail)는 미국이었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 투자자가 떠나면 거기에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 다른 자본으로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이는 우리의 많은 고객을 중동으로 이끌고 있다"라고 전했다.
올해 중동을 찾은 7개 펀드 중 하나인 파운틴캡(FountainCap) 리서치 앤드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루크는 "(중국에 대한) 분위기는 다른 투자자 그룹에 비해 중동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국부펀드는 중국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왜 중국인가'보다는 중국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더 많이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부터 중국에 투자해 온 이 펀드의 자산 규모는 21억 달러(2조8천억원)로 지난해 말 이후 거의 배로 늘었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제 호주에서 자본 조달을 위한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
중동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중국 시장을 놓고는 의견이 갈려왔다.
그러나 중국 투자를 축소하는 미국의 대형 투자자들과 달리, 중동의 국부펀드는 대규모 투자자 역할을 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PS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웡 콕 호이는 중동의 중국 투자에는 정치적 요소가 고려됐다며, 중국 시장의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미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다각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자금 흐름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비달러 자산 노출을 늘리려는 중동 투자자들의 장기 전략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유국들이 유가 상승으로 혜택을 받아 투자할 자산을 더 갖게 되고 이러한 새로운 불안정한 환경에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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