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동시다발 다면전 직면하나…헤즈볼라 등 적진 단결
하마스 이어 북부 공격 헤즈볼라 "아랍·이슬람국가 팔레스타인 지원 촉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틀째 무력충돌을 벌이는 가운데, 북부지역에서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양면전에 직면했다.
이란을 중심으로 '저항의 축'을 자처하는 반이스라엘 진영의 단결이 가속함에 따라 이스라엘이 동시다발 다면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한 남부지역에서 8곳에서 교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부지역에서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에 여러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쏜 뒤 배후를 자처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포탄이 날아온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공격에 개입하면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의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영웅적이고, 승리로 가득한 전투"를 축하했다. 헤즈볼라는 이어 아랍·이슬람 국가들을 호명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전했다.
헤즈볼라는 소위 저항전의 전우들이 말과 행동, 피의 단결을 보여줬다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직접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은 "하마스의 자랑스러운 전투"라고 밝혔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에는 "가자지구로부터 촉발된 폭풍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물론 우리 민족과 국민이 있는 모든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7일 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졌다.
레바논 주재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헤즈볼라 전문가인 니콜라스 블랜포트는 FAZ에 "많은 조직이 이번 기회를 활용하고 싶어 좀이 쑤실 것"이라며 "이번 공격은 어마어마한 상징적 힘을 내재한 공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양측 모두 대규모 신규 전투를 피한다는 게임의 규칙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이스라엘 안보 기관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란이 아랍 동맹국들을 여러 전선에서 공격하게 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팔레스테인의 테러 공격을 열광적으로 축하했다. 하지만, 이란 수뇌부가 이스라엘을 다면전으로 이끌어 대대적인 지역전을 촉발하는데 큰 관심을 두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본부장은 FAZ에 "이란이 이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비용 대비 이익을 따지면 비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미 이번 공격의 최대 수혜자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 노력은 매우 타격을 입었다"면서 "이란은 이스라엘에 아직도 국경과 영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서방에도 이 지역의 분쟁을 단순히 진정시키거나 관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려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양측간 긴장 고조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지속적인 점령과 팔레스타인인의 법적 권리 박탈에 따른 폭발적 상황이 발생할 위험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내전 중인 예멘의 후티 반군은 영웅적인 지하드 전투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약점과 유익함을 만천하에 드러낸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튀르키예와 이집트는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추가적 무장 분쟁 고조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양측에 합리적으로 협상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우발적 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동 분쟁의 중재자로 꼽히는 이집트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자제를 당부하고, 국제사회의 즉각적 개입을 촉구하면서 추가적 긴장 고조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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