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친러당 1위' 슬로바키아 총선 개입설…강력 부인
"'미국 간섭 증가' 허위 정보로 선거 개입" vs "내정간섭은 억지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던 슬로바키아에서 친러시아 여당이 총선 1위를 차지하자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선거 직전 러시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 정보를 발표했다며 2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선거운동 금지 기간인 총선 하루 전날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발표한 보고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슬로바키아 정치에 대한 간섭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 보고 내용에 대해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슬로바키아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짓 보고"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퍼트린 이 잘못된 정보를 슬로바키아 선거 과정에 대한 러시아의 용납할 수 없는 간섭으로 간주한다"며 "러시아에 슬로바키아에 대한 허위 정보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즉각 선거 개입설을 부인했다.
주슬로바키아 러시아 대사관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가 슬로바키아 선거 과정에 개입했다는 억지 주장을 강하게 부인한다"며 일축했다.
대사관은 "슬로바키아의 일부 현재 동맹국과 달리 우리는 다른 국가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정권 교체나 다양한 '색깔'의 혁명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슬로바키아 총선은 친(親)러시아·반(反)미국 성향 야당 사회민주당(SD·스메르)의 승리로 끝났다.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가 이끄는 스메르는 22.94%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고, 자유주의·친서방 성향의 진보적 슬로바키아(PS)는 18% 미만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피초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 입장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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