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반물질도 중력 영향 똑같이 받는다'…반물질 낙하실험 첫 성공
국제연구팀 "반수소 자유낙하 첫 구현…물질·반물질에 중력 동일하게 작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반물질(antimatter)도 일반 물질처럼 중력 영향을 받을까? 국제 연구팀이 반수소(antihydrogen)가 중력에 끌려 자유낙하 하는 실험에 성공,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제시한 중력 효과를 다시 입증했다.
덴마크 아르후스대 제프리 행스트 교수가 이끄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알파(ALPHA) 공동연구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반수소 원자를 자기장에 가두는 알파-g(ALPHA-g) 장치 실험을 통해 반수소 원자가 중력에 끌려 자유낙하 하는 현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반물질도 일반 물질과 같이 중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일치하며 이 이론의 '약한 등가 원리'(the weak equivalence principle)를 실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통해 중력의 영향을 설명했고 이후 많은 실험에서 증명됐다. 이 이론의 한 구성 요소인 '약한 등가 원리'는 질량이나 구성과 관계 없이 모든 물체에 중력이 동일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약한 등가 원리에 따라 반물질도 중력에 끌리는 일반 물질과 같은 방식으로 중력에 반응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정밀하게 통제된 실험 조건 구현이 어려워 반물질에 대한 중력의 영향을 직접 관찰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반물질은 일반 물질과 일부 성질만 정반대인 물질의 쌍둥이다. 양자는 양전하를 띠지만 반양자는 음전하를 띠고, 전자가 음전하를 띠지만 반전자(양전자)는 양전하를 띤다. 하지만 반물질은 물질과 접촉하는 즉시 사라지기 때문에 반물질 실험은 하기는 매우 어렵다.
알파 공동연구팀은 2018년 반물질에 대한 중력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반수소 원자를 자기장에 가두는 알파-g(ALPHA-g) 장치를 제작한 바 있다. 자기장에 갇힌 반수소 원자가 방출된 후 움직임을 추적해 중력 영향을 추론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알파-g 내부 자기장에 갇혀 있던 반수소 원자들이 방출된 후 지구 중력의 끌어당기는 힘을 받는 일반 원자들과 일치하는 거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기장에서 방출된 반수소 원자는 대다수가 바닥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수소 원자들이 일반 물질처럼 중력이 끌려 바닥으로 자유낙하 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반물질이 중력에 반발하는 '반중력' 성질을 가졌을 것이라는 가설도 배제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자기장에서 방출된 반수소 원자들이 자유낙하 할 때의 가속도도 일반 물질이 중력에 끌려 낙하하는 중력가속도(9.8㎨)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일반 상대성 이론 예측대로 반물질도 일반 물질과 똑같이 중력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며 약한 등가성 원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실험을 통해 반물질의 중력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애나 소터 교수는 함께 게재된 논평(News & Views)에서 "반수소 원자 실험을 통해 중력이 물질과 반물질에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힌 이 연구는 상대성 이론과 입자물리학의 교차점을 탐구하려는 노력의 최신 성과이자 모준모델 틀에서 중력을 연구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 출처 : Nature, E. K. Anderson et al., 'Observation of the effect of gravity on the motion of antimatter',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527-1. Nature, News & Views, Anna Soter et al., 'Antimatter f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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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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