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벽식 아파트서도 철근 70% 누락…입주민에 안알리고 보강공사(종합)
공사중인 인천 검단아파트 외벽서 철근 빠져…사실상 기둥 역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대거 드러난 가운데 무량판이 아닌 벽식 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LH는 이 사실을 알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몰래 보강 공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LH 등에 따르면 LH가 인천 검단신도시에 건설 중인 한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대량으로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철근이 누락된 지점은 이 단지의 전체 13개 동 가운데 4개 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이다.
누락된 철근은 원래 들어가야 하는 양의 70%에 이른다.
LH는 애초 철근 누락 규모를 '30%가량'으로 밝혔다가 이를 다시 '70%'라고 정정했다.
벽식 구조인 아파트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같은 대규모 철근 누락은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단지의 지하주차장은 무량판 구조여서 LH가 지난 5월 자체적으로 실시한 긴급 안전 점검 당시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조사에선 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LH는 설명했다.
조사 대상이 아닌 주거동의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된 것은 지난 6월 말로, 감리원이 시공 중 확인해 LH의 현장감독에게 알리면서 LH 내부까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철근 누락이 설계 단계부터 발생했다며 "설계업체도 이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구조 도면 작성 시 설계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2025년 6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의 공정률은 약 30%로,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 당시 지하층 골조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LH는 철근 누락을 확인한 뒤 자체 보고 등의 절차를 걸쳐 지난 11일부터 뒤늦게 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다. 보강 공사는 약 2개월이 소요돼 11월 중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LH는 보강 공사 후 별도의 안전 점검을 실시해 구조적인 안정성이 확보됐는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LH는 이 과정에서 입주 예정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또 무량판 구조가 아닌 아파트 외벽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서 외벽을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LH는 그동안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른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LH 측은 "지난 4월 발생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달리 이번에는 감리가 제대로 작동해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의 불안감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주민과 지속 소통하는 한편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강공사와 사후 안전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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