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기업,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비해 경쟁력 확보해야"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중국 제외 기조로 비용 부담 우려"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21일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비용 부담 확대와 경쟁 심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신평은 관련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이 광물과 폐배터리를 포함한 이차전지 공급망 전반으로 중국 관련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중·일의 과점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위험 제거) 기조로 국내 기업의 시장 지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이차전지 셀과 소재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비중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이차전지 관련 광물의 채굴 및 매장량은 중국 비중이 높지 않지만, 광물의 정련 과정이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에서 이차전지 셀과 소재를 생산하는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나신평은 "국내 이차전지 셀 기업들은 성장성과 경쟁 강도, 규제 변화 등을 고려해 북미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소재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리튬, 전구체 등 원재료에 대한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나신평은 "고성장기에 진입한 이차전지 산업은 선제 투자로 인한 설비투자(CAPEX) 부담이 다른 산업 대비 크다"며 "비(非)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경우 건축비,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중국 공급망 활용 가치가 떨어지면서 선도 기업들보다 후발 기업들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중국 기업들이 고객사 협력을 통한 북미 투자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 내 생산 기반 확보 등으로 우회 대응하면서 산업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신평은 "미국, EU 등의 중국 배제는 중국 견제뿐 아니라 자국 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수단"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비중국 기업으로서의 협상력과 세액공제 혜택 등을 활용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자비 회수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을 제외하는 방향의 공급망 재편은 향후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들의 지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나신평은 "중국의 전기차 산업 육성과 애국 소비주의 열풍으로 중국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중국 OEM 업체들이 자국 시장을 장악했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큰 유럽의 완성차 OEM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중장기적인 전기차 대기 수요 축소와 경쟁 심화, 공급망 재편 비용 등으로 국내 OEM의 향후 수익성은 현 수준 대비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경우 제품 경쟁력, 업계 평균 대비 낮은 미국 인센티브 지급 규모, 작은 재고 부담, 우수한 영업 수익성 등에 힘입어 리스크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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