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의식?…"美백악관, 주일대사에 중국 조롱 자제 요구"
NBC 보도…"대사측에 '美中 긴장완화 정부노력 방해 우려' 전달"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중국 정부 요인들이 잇따라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상황을 조롱한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에게 미국 백악관이 '자제'를 요청했다고 N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들은 이매뉴얼 대사의 최근 소셜미디어(SNS) 글이 미중간의 긴장 관계를 개선하려 하는 행정부 노력을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뜻을 이매뉴얼 대사 보좌진에 전달했다고 NBC는 전했다.
NBC의 취재에 응한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이매뉴얼의 SNS글들은 이 빌딩(백악관)에서 나오는 메시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시진핑 주석의 내각 라인업이 애거사 크리스티(영국 소설가)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닮았다"며 "처음에는 친강 외교부장, 그리고 로켓군 사령관이 실종된 데 이어 이제 리상푸 국방부장이 2주 동안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누가 이번 실업 레이스에서 승리할 것인가"라며 "중국 청년인가, 시진핑의 내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그러면서 '베이징 빌딩의 미스터리'라는 해시태그까지 붙였다.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무인도 별장에 초대받은 8명의 남녀와 별장의 하인 부부를 포함한 10명이 폭풍우로 인해 섬을 떠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 명씩 살해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매뉴얼 대사 측은 이 같은 NBC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NBC는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외교부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정 국가부주석 간에 각각 회담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고위급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중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및 사전 준비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미중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면서 "우리는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히는 등 중국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메시지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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