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장하면 어려움겪는 이유는…"일 나누는 법 미숙"
허태균 교수 "한국 사회는 관계주의…스스로를 조직의 부품으로 받아들여"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국내에서) 스타트업이나 벤처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경영이나 조직 운영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일을 나눠서 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려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20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주최한 제19회 '런앤그로우(Learn&Grow) 포럼'에서 조직에서 일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리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조언했다.
허 교수는 과거 서구에서 한국 사회를 집단주의로 분류했으나 심리학적으로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특성을 보인다며 "한국 사회는 원래부터 개인주의도, 집단주의도 아닌 '관계주의'였다"고 규정했다.
그는 "관계주의는 스스로를 조직의 부품으로 받아들이면서 존재 이유를 찾는다"며 "역할과 기능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굉장히 유연하고 기동성 있는 조직이 나오지만, 문제는 합의도 보기 전에 부품이 돌기 시작하거나 각자의 일(업무)을 애초에 정한 적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조직이 작다면 네 일과 내 일을 나누기 어렵지만, 조직이 크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수록 스타트업·벤처기업이 힘들어진다"며 "그런 마음(업무 분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으로 부품을 계속 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LG CNS의 변하석 상무가 자사의 소프트웨어 디지털전환(X) 혁신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LG CNS는 지난해 2월 기업 영업, 제조, 구매, 인사, 품질 등 여러 업무 영역의 SaaS를 한 군데에서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 '싱글렉스'(SINGLEX)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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