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반도체법 가드레일 곧 완성"…中 "中기업 차별 반대"(종합2보)
러몬도 "中, 7나노 반도체양산 가능하다는 증거 없어…수출통제 우회 계속 조사"
中 외교부 "美 국가안보 개념 일반화 반대…압박·억제만으로는 中 발전 못막아"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김동현 한종구 특파원 =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중국의 첨단반도체 생산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반도체법 혜택이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조만간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압박하고 억제하는 것으로는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며 중국 기업을 차별하고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맞섰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규격의 반도체를 중국이 양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평가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7nm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조사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건 약속하겠다"면서 "어떤 기업이든 우리 수출통제를 우회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를 찾을 때마다 우리는 조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상무부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의 성격과 화웨이가 해당 반도체를 확보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에 맞춰 고사양인 7nm 반도체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깜짝 발표해 그동안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으려 한 미국에 작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그동안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장비의 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는데 이런 제도에 구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던 것이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이 미국을 해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지식재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표에 "속상했다"(upset)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또 기업들이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을 받기 위해 500개 이상의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법 혜택이 중국에 가지 않도록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사업 확장을 제한한 가드레일의 최종 규정이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에 "곧 수주 내로 완성될 것"이라며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상무부는 지난 3월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거나 중국 우려 기업과 공동 연구, 특허사용 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가드레일 규정안을 공개했지만, 우려 기업의 정의 등 중요한 세부 사항 일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의 중국 기업 차별에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몬도 장관 방중 기간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에 대해 "화웨이가 언제 새로운 휴대전화를 출시할지 선택하는 것은 기업의 결정으로,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 시기는 기업이 선택할 문제로 미국 정부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마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확대해석)하고 중국 기업을 차별하고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자유무역 원칙과 국제경제무역 규칙을 파괴하는 것은 세계의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고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압박하고 억제하는 것으로는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고, 중국의 자립자강과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결심과 능력을 증강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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