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국방색 티셔츠 차림으로 유엔총회 참석…환영속 입장
한승수 등 전직 의장단도 참석…의장 "유엔 역할 살아있는 증거"
유엔 총회장 인근 교통통제·보안강화…'교통정체 경보'도 발령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매년 한자리에 모이는 유엔 총회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원국 대표들은 총회 기간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총회 참석 정상 중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이날 오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총회장에 도착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유엔총회 일반토의에는 화상 연설로 대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회장에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는 일반토의 첫날 오전 12번째로 연단에 올라 국제사회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 참석해 이날 오후 3번째로 연설한다.
이란은 유엔총회를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수감자 맞교환 합의에 따라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수감자 5명을 석방했다.
양국은 수감자 맞교환 후에도 기존 적대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수감자 교환이 양국 간 더 큰 협력과 긴장 완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유엔총회장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 전직 유엔총회 의장들도 참석했다.
한 전 총리는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현직 유엔 총회 의장으로 구성된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의장을 맡고 있다.
데니스 프랜시스 현 유엔총회 의장은 한 전 총리 등 전직 의장들의 참석을 소개하면서 "그들은 이 총회장 및 연단과 함께 다자주의, 유엔의 특별한 역할 및 강력한 영향력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유엔총회가 오는 26일까지 이어지면서 뉴욕시는 맨해튼 유엔본부 일대의 교통을 통제하고 경비를 강화하며 원만한 총회 개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유엔본부 인접 도로는 폐쇄돼 일반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으며 회의장 인근 곳곳에선 보안 검색이 이뤄졌다.
인근 도로에는 긴급차량과 총회장을 오가는 각국 정상을 위한 전용 차로도 만들어졌다.
해마다 유엔 연차총회 기간 뉴욕시 맨해튼 일대는 극심한 차량정체가 빚어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뉴욕 교통당국은 총회가 열리는 이번 주 내내 '교통체증 경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지하철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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