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계속 감시"·이란 "우리 것"…한국서 풀린 자금놓고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한국 내 은행에 4년여간 동결됐다 해제된 거액의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한국 정부 모두 18일 약 60억 달러(8조원)에 달하는 이 동결자금이 '중재국' 격인 카타르의 국영 상업은행인 QNB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CBI)의 계좌에 이체됐다고 확인했다.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린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역동적 외교정책의 일환으로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의 자산이 신의 가호로 오늘(18일)부터 이란 정부와 국가의 완전한 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소유권'을 선언했다.
반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 돈의 '제한된 사용처'를 부각했다.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은 18일 CNN에 출연해 "이란으로 가는 자금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일정 기간 그 돈은 이란으로 향하는 식량, 의약품, 의료기구, 농산품을 공급하는 특정 제3자 유통업체에 지급된다"며 "그밖에 용도로 쓰인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용도로 쓰인다면) 우리는 그 계좌를 걸어 잠그겠다"고 경고했다.
자금이 해동됐으나 이란 정부가 이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비제재 품목인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 용처가 여전히 미 재무부의 제재 감시망 안이라는 점을 이란에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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