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과 고속철도 연결 제안에 '어림없는 소리'
"中 일방적 희망일뿐…중국은 경제위기 극복이 급선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당국이 양안(중국과 대만)을 고속철도로 연결하자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15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푸젠성과 타이베이 간 고속철도 연결 구상은 비현실적이며 중국의 희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으로선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청년 실업률 급증 등으로 경제 침체 극복이 급선무일 것이라면서 양안 고속철도 연결 발상은 대만의 자금과 인재를 끌어들여 중국 내수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이런 제안을 통일전선 시도로 봤다.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 내에 친중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양안 고속철도 연결 주장을 내놨다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 간에 해상 고속철도를 연결한다는 구상은 대만이 독립 국가가 아니라 중국의 특별행정구이고 대만해협을 중국의 영해로 본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다.
이는 대만해협이 세계 3대 국제수송로이자 동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는 게 대만의 시각이다.
대만해협에는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인 중간선이 있으나, 중국은 최근 1∼2년 새 중간선을 무시하고 군용기와 함정으로 군사적 도발을 지속해왔다.
앞서 지난 14일 중국의 거시경제 주무 기구인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충량 부주임은 브리핑을 통해 양안 고속철도 건설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은 양안 고속철도 연결이 현실화하면, 대만 상품이 중국∼유럽 국제 화물열차를 이용해 유라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방안은 중국이 2035년까지 베이징과 타이베이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2021년 발표한 걸 재차 확인한 것이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 푸저우시부터 베이징까지 구간에선 고속 열차가 운행 중이다.
1996년 중국 학자가 해저터널 건설을 처음 제안한 이후 지난 20여년간 양안을 잇는 교통망 건설 방안이 다양하게 거론돼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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