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해결하려면…"여러 주체가 투명하게 협력해야"
13일까지 식품유래 항생제 내성 국제 콘퍼런스 열려
WHO "전체 항생제 사용 70∼80%가 식품 생산에 활용"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식품에서 유래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전문가들은 다양한 글로벌 주체가 장기적이고 투명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송파구 서울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3차 식품유래 항생제 내성 국제콘퍼런스(GCFA)'에 참여한 박용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여러 국제 기구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50년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 건수는 암이나 다른 질환, 사고로 인한 사망 건수를 능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협력의 사례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등과 함께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회원국들로부터 항생제 내성 확산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실행 규범의 합의를 이룬 사례를 소개했다.
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으로 경고했으며,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70∼80%가 식품 생산에 활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항생제 내성을 갖는 미생물에 사람이나 동물이 감염되면 기존 항생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에다 나호코 세계동물보건기구 프로젝트 오피서는 국가 간 항생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각국의 의사 결정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있어 아직까지 국가 간에 차이가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항생제 내성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주체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정부와 민간이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내성에 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감시 체계를 개선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르네스토 리에바나 유럽식품안전청(EFSA) 팀 리더는 "숨기는 데이터가 있으면 안 된다"며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람·동물·환경을 아우르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에 기반한 효율적인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해 이번 콘퍼런스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항생제 내성 저감 및 분석·추적 최신 기술과 몽골, 네팔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추진하는 항생제 내성 관리 역량 강화 지원사업 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된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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