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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회담 정보 쥔 美…선제적 공개로 '무기 빅딜' 밀착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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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회담 정보 쥔 美…선제적 공개로 '무기 빅딜' 밀착 견제
김정은-푸틴 서한 교환 이어 金 방러설 꺼내들며 북러에 공개 경고장
우크라戰 국면서 러 무기공급 우려 속 '北 포탄 지원' 계속 경고…"실제 저지"
일각선 "공개됐으니 김정은 방러 계획 취소될 가능성" 관측도 고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한 교환에 이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북러 정상회담 계획 관련 정보를 잇따라 공개하고 나섰다.
해당 국가의 보안 사항에 해당할 정상간 동향을 선제적으로 흘리는 전략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군사 협력 등을 고리로 가속화하는 북중간 밀착 행보에 대한 대대적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달 러시아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갑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에 "우리는 김정은이 러시아에서의 정상급 외교 접촉을 포함해 이런 대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가 언론 보도 내용을 사실상 확인하며 발 빠르게 대응한 셈이다.
국가 정상의 해외 방문은 외교관계, 경호 등 여러가지를 감안해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미 당국자들이 북러 정상회담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미국측 대응은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각각 대립 관계를 이어가며 양국간 밀착을 극도로 경계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북러간 무기거래 협상 상황과 관련,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서한 교환 사실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북러간 무기 협상이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 국방장관) 방문 이후에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서한을 교환하고 양자 협력을 강화키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NYT는 북러 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미국의 이번 정보 공개를 두고 "앞선 경고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 정보들이 기밀에서 해제되거나 기밀등급이 낮춰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첩보 기관들이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당국자들이 구체적 내용을 함구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이번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관련 정보를 터뜨린 것을 두고 양측의 노골적 밀착에 대한 공개 경고장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밀착 가속화를 차단,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 흐름에 제동을 걸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관측인 셈이다.
이와 관련, NYT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 중국 등의 국가들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막으려고 기밀해제된 정보를 공개해왔다는 사실을 환기하기도 했다.
NYT는 이같은 백악관의 경고가 북한과 러시아 간 포탄 거래 계획에 관한 협력을 멈추게 했다는 미 당국자들의 평가를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1년 전 기밀에서 제외된 정보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쓸 포탄을 북한으로부터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통해 배편으로 러시아에 포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보 공개는 결과적으로 북러의 포탄 거래를 막는 효과를 냈고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 무기가 거의 배치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일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방북과 관련해 "러시아는 북한의 포탄 구매 등을 통해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 증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이란에 대해서도 정보를 미리 공개해 견제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따르면 올해 2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중국에 경고한 뒤 아직 중국이 드론(무인기)이나 중화기를 러시아군에 지원하지 않고 있다.
또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지원하고 있지만 탄도미사일 지원 계획을 재고하는 데 미국의 경고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같이 북한과 이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략에서 핵심 요소라고 NYT는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전쟁이 중대한 시점을 맞은 가운데 북·러 정상간 만남은 양국의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 정부가 이들의 무기 거래 확대 가능성을 점점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계획도 이날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6∼2008년 주북 영국대사를 지낸 존 에버라드는 영국 BBC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종의 사전 김빼기 내지 재뿌리기 전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은 개인 경호에서 완전히 편집증적이고 동선을 비밀로 하려고 애쓴다"며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알려진다면 그는 모든 것을 그냥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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