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모면 위해 총력…다른 채권 만기 도래 앞둬 유동성 위기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최근 7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 연장에 성공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링깃화 표시 채권 이자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소식통을 인용, 비구이위안이 4일 만기인 링깃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자 규모는 285만링깃(약 8억1천만원)으로 액수는 비교적 크지 않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1일 채권단 표결을 통해 4일 만기(2일이 공식 만기일이지만 휴일) 도래하는 39억위안(약 7천87억원) 규모의 위안화 회사채 상환 기한을 2026년으로 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약 1조3천200억원)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달러(약 297억원)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벼랑 끝에 몰린 비구이위안이 이번에 일부 채권 상환 연기에 성공하고 링깃화 채권 이자도 갚았지만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 7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 채권 2종 이자의 상환 유예 기간이 조만간 끝나고 다른 채권의 만기도 줄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비구이위안이 앞으로 갚아야 할 채권 원리금 총액은 157억200만위안(약 2조8천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인 'Ca'로 강등했다.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1위로 민간 부동산 기업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곳으로 평가된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맞으면 중국 부동산 부문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구이위안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는 다른 부동산 공룡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2019년 디폴트 위기를 맞았을 때의 약 네 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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