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무장관 내일 방중…중국 "관심사항 교류할 것"(종합2보)
로이터 "영중 관계 정상화 신호"…5년 만에 최고위급 중국 방문
수낵, G20서 시진핑 회동할 수도
(베이징·런던=연합뉴스) 한종구 최윤정 특파원 =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30일 중국을 방문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클레벌리 장관이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중국과 영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세계 주요 경제국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정적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책임을 지고 있다"며 "양국 관계를 잘 유지·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소통할 것"이라며 "영국이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깊이 있는 교류를 하고 이해를 높여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클레벌리 장관은 당초 지난달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갑자기 경질되면서 방문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클레벌리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사이버·국제 안보, 인권 등을 포함해서 영국의 국익을 추구하고 기후변화 등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성명에서 "여러 이슈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후변화부터 전염병 예방까지, 경제 불안부터 핵확산까지 세계 중요한 문제를 중국 없이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규모, 역사, 세계적 의미를 볼 때 중국을 무시할 수 없지만 세계 무대에선 책임도 따른다"며 "이는 약속과 의무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클레벌리 장관이 중국이 국제 안보와 관련해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남중국해 긴장 완화, 사이버 공간 악의적 활동 중지를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클레벌리 장관이 4월 부활절 연례 연설에서 세계 두 번째로 큰 경제국가를 고립시키려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고위 관료의 중국 방문은 5년 만에 처음으로, 2018년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이 마지막이다.
영국과 중국 외교 관계는 보리스 존슨과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에 바닥을 찍었다.
영국이 국가 안보 우려를 들어 중국 화웨이의 영국 5G 네트워크 투자를 막고 홍콩 국가보안법과 신장 위구르 인권에 목소리를 내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리시 수낵 총리가 취임한 후로는 영국이 중국을 향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트러스 전 총리는 중국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려고 했으나 수낵 총리는 '시스템적 도전'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방문을 양국 관계 정상화의 신호라고 풀이하고, 영국 정부가 안보 위협을 무력화하면서도 무역·기후변화 등에선 협력을 강화하는 복잡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클레벌리 장관이 러시아 군사적 지원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지만 결국 의도는 정치적 대화 재개로 중국과의 무역을 되살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수낵 총리의 대변인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수낵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답을 했다.
대변인은 "관계자들이 아직 수낵 총리의 미팅을 주선하는 중"이라면서도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이익을 보호하면서 중국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소속 보수당내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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