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구글·애플, 독점력 악용하고 있어"
방한 인터뷰…"외부 결제에 수수료 매기는 것은 잘못"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을 찾은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 창립자 팀 스위니 대표는 "독점력을 악용해 다른 서비스를 배제하는 애플과 구글의 행태는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 서울' 행사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언리얼 엔진' 개발사이자 세계적인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로, 앱 마켓인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4년 만에 한국 개발자들을 만난 스위니 대표는 2021년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에 대해 "한국 정부의 규제 노력에 대해 높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스위니 대표는 "다만 그런 규제의 실제 성과는 높지 않다고 본다. 구글의 경우 자신들이 처리하지도 않은 외부 결제에 추가 수수료를 붙인다"며 "이런 군더더기 수수료(junk fee) 때문에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이 공정 경쟁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개발자들에게 친화적이라고도 강조했다.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우리가 개발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며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애플·구글과 달리 에픽게임즈는 12%만 받고, 다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엔 전혀 수수료가 없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미국에서 애플과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으나, 외부 결제 시스템은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바 있다.
스위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에픽게임즈와 애플 모두 대법원에 가겠다는 의사를 표했다"며 "변론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스위니 대표는 "메타버스 형태 게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6억 명에 달하고, 앞으로도 게임이 메타버스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반면 현재까지 대체불가토큰(NFT)이나 가상현실(VR) 기반의 메타버스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필요하지만, 여러 개의 메타버스가 통합돼 자유롭게 서로 이동하는 단일 생태계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게임 업계의 화두인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스위니 대표는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가치가 있지만, 타인의 작업물을 적절한 보상 없이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은 우려가 크다"면서 "지난 30년간의 기초 연구 덕분에 텍스트·이미지 생성에서는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3D나 게임 콘텐츠 면에서는 연구가 아직 부족한 만큼 근시일 내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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