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세계 최대 매장 '시카고 로스터리' 노조 결성 거부
노조가입안 투표 부결돼…"노조 분열 야기" vs "사측, 反노조 캠페인"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글로벌 커피 전문 체인 '스타벅스' 미국 매장에서 일었던 노조 설립 붐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도심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에 위치한 세계 최대 스타벅스 매장 '시카고 로스터리'의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거부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연방 당국 '전미노동위원회'(NLRB) 감독하에 노조 가입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0 대 반대 119로 부결시켰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이끈 전미서비스노조(SEIU) 산하 '노동자연합'(Workers United)이 '대어'를 놓쳤다며 "큰 후퇴를 의미한다"고 평했다.
CBS방송은 2021년 12월 뉴욕주 버팔로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첫 노조가 결성된 이후 노동자연합은 미 전역 355개 스타벅스 매장의 노조 설립 투표에서 승리했다며 친노조 성향 '모어 퍼펙트 유니언'(More Perfect Union) 집계를 인용 "패한 곳은 81곳"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에서 약 9천 개의 직영점을 운영한다.
반대표를 던진 직원들은 "노조 캠페인이 불필요한 분열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시카고 로스터리에서 3년 반 동안 일한 바리스타 트레이시 스미스는 "스타벅스는 좋은 회사다. 노조 추진이 노사간의 상호 존중 관계를 외려 손상시켰다"며 "매우 힘들고 불행한 시간이었다. 어떤 표를 던졌든 모두가 다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자연합은 투표 결과에 대해 "스타벅스 사측이 직원들에게 무료 셔츠·무료 간식 등을 제공하고 위협적인 일대일 면담을 추진하는 등 공정한 선거를 막기 위해 전례 없이 공격적이고 반노조적인 캠페인을 벌였다"며 "스타벅스는 최악의 노동법 위반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레이첼 월 스타벅스 대변인은 "노동자연합이 노조가 결성된 매장의 단체교섭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사측이 '파트너'로 부르는 직원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시카고 로스터리의 파트너들이 노조의 분열적 전술보다 노사 파트너십 개선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해줘서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미 노조를 결성한 뉴욕의 대형 로스터리 포함 17개 매장의 직원들은 결성을 철회하고 노동자연합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탈퇴는 가입 때와 마찬가지로 NLRB 감독 하에 투표를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971년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처음 시작된 스타벅스는 현재 미국 내에 직영점·가맹점 합쳐 총 1만6천여 개, 전세계적으로 3만5천여 개의 매장을 운영한다.
2019년 11월에는 시카고의 대표적 쇼핑가 미시간 애비뉴의 연면적 4천㎡·4층짜리 전면 유리 단독 건물에 세계 최대 규모 시카고 로스터리를 열었다.
이 매장은 스타벅스가 2017년 12월 대형 고급 매장 확대 전략을 세우고 '세계 최대' 타이틀을 붙여 처음 오픈한 중국 상하이 매장(2천787㎡) 보다 1.5배 더 크다.
시카고 로스터리 매장 근무 직원은 약 240명, 이들의 급여는 시간당 8.75~30.25달러(약 2만5천~4만 원)라고 사측은 밝혔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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