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대형 방산업체들, 방위비 대폭 증액하는 일본에 '눈독'
美 록히드마틴·英 BAE 아시아 거점 日로 이동…L3해리스 법인 설립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서구의 대형 방위산업체들이 방위력 증강을 위해 방위비를 대폭 늘리는 일본으로 아시아 거점을 옮기는 등 일본 정부·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은 올해 아시아 총괄 거점을 종전 싱가포르에서 일본으로 옮겼다.
기존에는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주로 관심을 뒀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중국의 대만 위협 등으로 동아시아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일본 거점에서 한국과 대만 시장도 관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본은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패트리엇 미사일 PAC-3와 스텔스 전투기 F-35 등을 구매했다.
BAE 시스템스는 아시아 거점 기능을 말레이시아에서 지난해 설립한 일본 법인으로 연내에 이관할 계획이다.
이 기업은 지역 책임자를 두고 아시아 전체의 전략을 관리하도록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BAE 시스템스는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개발하기로 한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L3해리스 테크놀로지는 작년 6월 일본에 법인을 세웠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협력해 온 프랑스 탈레스는 사업을 함께할 새로운 일본 기업을 찾고 있다.
이처럼 서구 방산업체들이 일본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방위비 증액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 관련 예산을 2027회계연도(2027.4∼2028.3)에 2%로 늘리고, 2023년도부터 2027년도까지 5년간 방위비 약 43조엔(약 388조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방위장비 수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일본 정부와 여권의 방침도 서구 방산업체의 일본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산업계는 외국의 대형 업체들이 일본 사업을 확대하면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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