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주가상승 베팅 증가
'FOMO' 심리로 거래 가능성…위험상품 투자 신중 필요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표적 인공지능(AI) 수혜 주인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 돈을 거는 옵션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운영사인 Cboe 글로벌 마켓츠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엔비디아 옵션 투자액이 1천억 달러(약 133조원)를 넘었고 이 가운데 60%가량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과 관련 있다고 전했다.
옵션은 특정자산을 계약당사자가 미리 정한 가격에 장래의 특정 날짜(만기)까지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로, 콜옵션은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자산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반면 풋옵션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다.
지난 1월 3일 기준 엔비디아의 콜옵션과 풋옵션 잔량은 각각 139만5천 계약, 136만1천 계약이었는데 이달 21일 기준 각각 178만7천 계약, 180만1천 계약으로 늘어난 상태다.
22일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상품은 456.68달러인 현 주가가 500달러를 찍을 경우 이득을 보는 옵션이었고, 일부 투자자들은 600달러나 7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생성형 AI 운영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생산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212%가량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예상을 웃도는 실적 전망을 내놓은 뒤 5월 25일 하루에만 24.37%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1천840억 달러(약 246조원)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가 엔비디아 담당 애널리스트 50명을 조사한 결과 이번에도 모두가 주가 상승을 예상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18% 높은 537달러 수준이고 1천 달러를 점치는 의견도 있었다.
23일 장 마감 후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등에서 소외될까 봐 두려워하는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로 옵션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발표는 AI에 따른 주가지수 상승의 시험대 역할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주가 올해 주가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최근 채권금리 상승 등이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증시 랠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슬라 이외에 이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주식은 없었던 만큼, 엔비디아가 '제2의 테슬라'가 될지도 주목된다는 견해도 있다.
많은 투자자가 옵션 상품을 이용해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큰 이득을 보려고 했고, 테슬라 옵션이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도박 가운데 하나였다는 게 WSJ 평가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대니 커시는 "사람들이 테슬라에 대해 했던 것들을 연상케 한다. 하루에 10배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옵션 투자는 위험성이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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