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미중 전략대결 속 '중국-비중국 공급망 이원화 전략' 제안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미중 전략 경쟁의 여파로 세계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하기보다는 중국 시장을 위한 공급망과 미국 등 비중국 시장 공급망을 따로 관리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펴낸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과 중국의 대응'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전략산업 공급망 내재화, 첨단기술 유출 제한, 노동·환경 이슈화를 통해 중국 견제를 강화 중인 가운데 중국 역시 독자 공급망 구축, 규제 회피 우회 진출, 외자 유치 확대로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역협회는 이런 변화가 우리 기업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게 대비하는 한편, 중국의 경제적 강압 조치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 분야를 점검하고 다른 국가와의 공조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각국의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통한 기술력 확보로 '몸값 높이기'가 중요하다고 무역협회는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 확보가 필요하므로 원천기술 투자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보조금 등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제3국과의 기술·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여전한 만큼 중국과 비중국 시장에 각각 맞는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는 이원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역협회는 "중국은 단일 최대 시장이자 제조 기지로서의 강점을 가진 만큼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중국 관련 사업과 공급망을 세계 시장으로부터 분리하는 전략적 판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름 무역협회 연구원은 "일각에서 (중국 경제가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단일 시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자 단기간에 대체가 어려운 제조 인프라와 산업 클러스터를 갖추고 있다"며 "탈중국보다는 중국 내 생산 기지를 내수 전용으로 활용하면서 미국 등 대중 규제가 엄격한 국가를 위한 생산 기지를 미국 현지 또는 인도 등 제3국에 구축하는 이원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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