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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식에 배포반대 거리행진…멕시코 '좌편향 교과서'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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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식에 배포반대 거리행진…멕시코 '좌편향 교과서' 논란 확산
법원, 잇단 배포 중단 판결에 '야당 주지사' 지자체 중심 반발 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이른바 '좌편향' 논란에 휩싸인 멕시코 교과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주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설명자료를 내고 "법원으로부터 2023-24학년도 무료 교과서 배포를 중단하라는 처분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코아우일라 정부는 '교과서 내용 사실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편집·인쇄·배포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법원에서 인용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교과서 배포 중단 결정은 치와와주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앞서 멕시코 교육부는 이번 새 학기부터 전국 모든 학교 1∼9학년(한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 해당)에게 무료로 제공할 교과서를 이달 초 공개했다.
그런데 일부 교과서에 '자본주의 국가에서 환경 파괴가 가속한다'는 문구 등 반(反)자본주의 색채가 강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지적이 학부모단체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다국적 기업이나 소비 중심 문화를 본질적으로 '나쁜 것'처럼 묘사하는 문장도 들어 있다고 야당은 주장했다.
일부 학년의 교과서에는 남녀 생식기가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돼 있거나, 멕시코 국민 영웅인 베니토 후아레스 전 대통령의 생년월일이 잘못 기재돼 있기도 했다고 현지 일간지 레포르마는 보도했다.



전국 32개 주(멕시코시티 포함) 가운데 치와와와 코아우일라뿐만 아니라 할리스코와 유카탄 등 야당 소속 또는 무소속인 주지사는 아예 교과서 배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진보성향 일간지 라호르나다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에서 교과서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일반 시민들의 반발 양상도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치아파스주 산크리토발데라스카사스에서는 일부 학부모가 교과서를 한곳에 모아놓고 소각하는 '화형식'을 벌였다.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 공유돼,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아구아스칼리엔테스주 학부모들은 교과서 배포 반대 거리 행진을 비교적 큰 규모로 진행하기도 했다.
교과서를 둘러싼 사회 분열 양상에 대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누구나 어떤 무엇에 대해서도 반대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교과서가 아이들을 세뇌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퍼트린다는 취지의 주장은 명백한 조작과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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