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방류 이후' 후속 검증 채비…현장사무소 가동
오염수 샘플 추가 분석…방류 절차 전반 비정상적 데이터 나오는지 탐색
日 환경영향평가 등 적정성 점검…도쿄전력 수집 데이터, 실시간 공개 방침
정부, 한국인 전문가 IAEA 현장 사무소 참여 희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24일 개시하기로 함에 따라 사전에 방류 계획의 타당성을 검증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속 점검에 나선다.
IAEA는 지난달 4일 종합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며 계획대로 방류가 이뤄진다면 오염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AEA는 방류 이후의 현장 점검 계획도 세워놨다.
지금까지 계획의 타당성을 살폈다면 이제부터는 일본이 약속한 대로 오염수를 처리해 정해진 절차대로 방류하고 주기적으로 환경 영향 평가를 시행하는지, 이를 통제할 감독기구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는지 등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 "20년, 30년 후에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확인"…현장사무소 가동
IAEA는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능 안전성을 확인할 전문가들이 활동하게 될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사무소를 마련했다. IAEA 전문가들은 오염수 처리 및 방류 전후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계획과 일치하는지를 따지는 역할을 맡는다.
오염수 샘플을 채취하고 실험실로 보내는 과정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오염수 처리 및 방류 관련 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변경 사항이 생기면 도쿄전력과 IAEA 사이의 논의를 조율하는 일도 담당한다.
우리 정부는 한국인 전문가를 IAEA의 현장 사무소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IAEA 및 일본 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실현 여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는 11개국 전문가들과 구성한 후쿠시마 오염수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와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료 교차검증에 참여한 바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20년 후, 30년 후에도 계획대로 되는지 확인을 계속하겠다"며 "처리수의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머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류 기간 내내 현장사무소를 운영하며 점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 오염수 처리 검증 지속…방류까지 모든 절차에 변수 탐색
IAEA는 이미 한 차례 교차 검증을 마친 오염수 샘플에 대해서도 추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쿄전력의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에 삼중수소(트리튬) 외에 인체에 해를 일으킬 또 다른 방사성 핵종이 남아 있는지를 검증하는 작업으로, 객관성을 고려해 도쿄전력의 자체 분석 샘플을 제3의 연구시설에 맡겨 이들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추가 분석에는 IAEA 산하 방사화학연구소(TERC)와 우리나라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알메라(ALMERA·Analytical Laboratories for the Measurement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분석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발간 예정이다.
방류된 오염수가 해양 생태계와 주변 지역에 미칠 영향을 도쿄전력이 샘플 채취 등을 통해 평가하는 과정도 IAEA가 주기적으로 적절하게 이뤄지는지 검증한다.
방류를 계획할 당시와 다른 변수가 생기는지는 IAEA가 중점을 두고 탐색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의 함량에 변화가 있거나 오염수의 다른 특성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IAEA가 후속 점검에서 살필 대상으로 꼽고 있다.
방류 지역 인근의 인구 변화 등 도쿄전력이 계획을 수립할 당시와 달라진 사정이 있다면 이를 일본 측이 어떻게 반영할지도 점검 대상이다.
IAEA는 일본의 원자력 규제 당국이 오염수 처리 및 방류 절차를 적절하게 감독하는지에도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감독 당국이 각 절차에서 비정상적인 데이터가 발견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방류 제한까지 검토할 수 있는지, 도쿄전력과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IAEA는 오염수 유량과 방류 전 오염수 희석에 쓴 해수량, 희석 후의 삼중수소 농도, 여러 위치에 설치된 방사선 모니터링 수치 등 도쿄전력이 제공할 주요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워 놨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