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허우유이 포함 대만 총통후보 모두 中군사훈련 반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의 내년 1월 총통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 3명 모두 중국군의 위협적인 군사훈련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대만 연합보가 21일 보도했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전날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조치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친미 노선에 대만 독립 성향인 라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군의 군사훈련을 간접 거론하면서 젊은 시절 최전선인 진먼다오에서 군 복무할 때나 부총통 신분인 지금이나 조국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말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친중국 성향을 보여온 허우 후보의 반응도 눈길을 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해협의 안정, 대만의 안전, 대만 국민의 평화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쟁의 절대 승자는 없으며 평화만이 민주주의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는 말로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중립 노선을 고수하는 커 후보는 "군사적 괴롭힘은 대만해협의 안정을 훼손하고 양안 간 정상적인 소통과 발전을 어렵게 한다"며 "중국 공산당은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만 외교부와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도 중국이 무력 위협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과 지역 안보를 파괴하는 데 반대하며, 이를 통해 대만 총통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라이 후보가 지난주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미국의 뉴욕·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한 것을 빌미로 19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여기에 군용기 45대와 군함 9척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지난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미국 내 회동 당시 중국군이 각각 벌였던 대만 봉쇄 군사훈련보다는 강도가 낮았다.
중국은 그러나 20일 오후 4시부터 27일 오후 4시까지 보하이해협에서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 장소가 한반도 서해와 가깝다는 점에 비춰볼 때 중국을 염두에 두고 공동 안보 대응 협력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한 한국·미국·일본 3국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반발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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