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위원 "증시 랠리로 자산가치 상승, 금융 안정 위협 우려"
지난달 회의서 자산가치 압력 위험도 '주목할만한'으로 올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최근 미국 증시 호황으로 불어난 자산가치가 금융 안정에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25∼26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번 FOMC 의사록은 지난 16일 공개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자산 가치 상승 압력과 관련한 금융 안정성 위험도에 대해 '주목할만한'(notable)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달 금융 상황을 검토하면서 "주가지수가 상승했고 회사채의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번 판단은 지난 5월 FOMC에서 관련 위험도에 대해 '보통'(moderate)이라고 평가한 것과 비교하면 우려 수위가 더 올라간 것이다.
연준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 자산 가치 평가 등 여러 변수를 체크한다.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과 어긋난 상태에서 갑자기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의 작동과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약 15년 전 집값 거품이 터지며 큰 침체기로 접어들었을 때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사태 이후 연준은 금융 안정성 위험도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연준 위원들은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언급하며 "펀더멘털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집값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집값 대비 임대료 비율도 모기지 시장의 거품이 터지기 전인 2000년대 중반 수준에 가깝다고 회의 참석자들은 평가했다.
이들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재택근무로의 전환이 늘어나면 관련 가격이 눈에 띄게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회의 참석자 다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에서 완화 기조로 쉽게 바꿀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위원 다수가 공감대를 드러낸 것이다.
연준은 7월에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투자자들은 대체로 연준이 다음 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부터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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