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 안드로겐 차단 요법, 치매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전립선암 치료에 쓰이는 안드로겐 차단 요법(ADT: androgen deprivation therapy)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드로겐 차단 요법은 전립선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할 수 있는 테스토스테론,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같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법으로 외과적 방법인 고환 절제술이나 성선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작용제(GnRH), 남성 호르몬 억제제 등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미국 베일러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데이비드 이노호사-곤살레스 교수 연구팀이 ADT 치료를 받고 있는 전립선암 환자의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 다른 유형의 치매, 파킨슨병 위험을 다룬 28편의 연구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17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ADT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 다른 유형의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ADT에 사용되는 고환절제술, GnRH 작용제 또는 남성 호르몬 차단제 주입술 모두가 치매 위험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가지 ADT 방법 중 고환절제술과 남성 호르몬 차단제 주입술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상승과 연관이 있었다.
ADT 치료 기간이 길면 다른 유형의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ADT 치료 기간과 무관하게 높았다.
또 다른 유형의 치매 위험은 65세 이후에 ADT 치료를 시작했을 때 높아졌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ADT 시작 연령과 무관하게 높았다.
안드로겐은 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총칭한다.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노스테론 등이 있다.
안드로겐은 전립선 조직의 성장만 아니라 종양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래서 안드로겐 차단요법이 전립선암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ADT는 전립선암의 예후를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성기능 장애, 골다공증, 인지기능 저하 위험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안드로겐은 신경세포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퇴화,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 시스템인 시냅스의 밀도 유지, 신경 가소성 개선 등 신경세포의 미세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메커니즘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ADT는 치매 같은 인지기능 장애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의심되어 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엇갈린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전문 학술지에 발표되기에 앞서 예비 연구논문들이 실리는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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