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대, 학자금 축소 담합 혐의 관련 182억원 보상 합의
집단소송에 휘말린 17개 명문대학 중 처음으로 타결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명문 사학 시카고대학이 여타 명문대학들과 담합해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 규모를 제한한 혐의와 관련, 1천350만 달러(약 182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카고대학은 소위 '568 카르텔' 집단소송으로 불리는 대형 송사에 휘말린 17개 명문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보상문제를 타결했다.
시카고대학은 "소송을 매듭짓기 위해 합의했다"면서도 혐의에 대해서는 "원고 측 주장은 합리적·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대학에 오려는 학생들의 재정적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우리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광범위한 재정 지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대학은 합의 조건에 따라 학자금 지원 관련 서류와 관행에 관한 정보 등을 나머지 대학들과 소송을 진행 중인 원고 측 변호인단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은 시카고 연방법원 매튜 케넬리 판사의 승인을 얻어야 최종 확정된다.
이번 소송은 미국 명문 사립대 졸업생 5명이 작년 1월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에 시카고대학 포함 16개 대학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돼 집단소송으로 확대됐다.
당시 소장에 명기된 피고는 시카고대학 외에 브라운·예일·매사추세츠공대(MIT)·콜럼비아·펜실베이니아·다트머스·코넬·노스웨스턴·노터데임·듀크·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모리·조지타운·라이스·밴더빌트 대학 당국이며 이후 존스홉킨스가 추가됐다.
원고는 이들 대학들이 저소득층 출신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재정보조액을 줄이기 위해 불법적으로 공모했으며 이로 인해 수백만명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등록금을 지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소된 대학들은 대부분 '568 프레지던츠 그룹'에 속해 있다. 이 그룹은 학생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학자금 보조 규모를 산정·지급하기로 합의한 대학들의 컨소시엄으로, 사립대학 재정 보조 신청서(CSS 프로파일)를 토대로 같은 공식의 가정 분담금 계산 방식'(Consensus Methodology·CM)을 사용한다.
1994년 도입된 '미국 학교 개선법'(IASA) 제 568조에 따라 대학들은 지원자의 경제적 형편을 따져서 보조액을 산출하는 공식을 공유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공조는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의 재정 보조 필요 여부를 따지지 않고 학생을 선발하는 '니드 블라인드'(Need Blind) 정책 시행 대학들에만 합법적으로 허용된다고 지역매체 하이드파크 헤럴드는 설명했다.
원고는 이들 대학들이 이런 공식 정책과 달리 입학 사정시에 학생이 학비를 낼 수 있는 능력에 가중치를 뒀다며 "가계 소득과 상관없이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고 말하면서 학자금 보조가 필요없는 부유층 출신 학생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합의금 총액에서 450만 달러(약 60억 원)의 수임료와 소송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를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재학생 및 졸업생 재정보조 수혜자들에게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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